ADVERTISEMENT

원高에 수출물가지수 36년새 최저···기업 채산성 악영향 주나

중앙일보

입력

수출품 가격이 4개월 연속 하락해 3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가파른 원화 강세가 원인이다.

수출 화물 운송 차량이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출 화물 운송 차량이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2015년=100)는 전월 대비 0.8% 하락한 91.96을 기록했다. 8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림세다. 월별 기준 1984년 12월(91.09)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달보다 더 떨어졌다. 그나마 하락 속도는 줄었다. 10월엔 약 2년래 가장 큰 폭인 2.6%(전월 대비)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개월 연속 하락(-4.9%)했다. 수출물가지수는 수출 계약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작성한 지표다. 11월 달러 등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1.4% 상승했다. 그런데도 수출물가가 큰 폭 하락한 건 환율 효과 때문이다. 지난달 달러당 1144.68원(평균)이던 원화가치는 11월 1116.76원으로 전월 대비 2.4% 상승(환율은 내림)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은 상승했지만, D램 등 반도체 수출 가격은 하락했다”며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수출물가지수의 하락은 한국 기업이 해외에 수출하는 품목의 원화 환산 가격이 내려갔다는 의미다. 원화 강세 땐 같은 양을 수출해도 원화 환산 수익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기업 채산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수출 물량이 줄어든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통화가 절상되면 일반적으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 미친다”면서도 “높은 품질 경쟁력, 수입 중간재 활용을 통한 환율 상쇄, 늘어난 해외 생산 등을 고려하면 영향의 정도는 과거보다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