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선 행보로 눈총을 받았던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자 다시 방역 총력전에 나섰다.
정 총리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3단계로의 격상 여부를 두고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다”며 “때를 놓치면 안 되겠지만 성급한 결정도 금물”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난주까지 수·금·일요일만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 다른 날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로 주재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코로나 확진자가 900명을 넘는 등 코로나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자 14일부터 매일 오전 8시 30분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정 총리는 또 수도권 방역 상황을 살피기 위해 서울시청에 있는 코로나 대응 특별상황실에 임시 집무실을 두기로 했다. 정 총리의 본래 집무실은 정부서울·세종청사에 있다. 정 총리는 지난 2월에도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 대응을 위해 대구시청에 임시 집무실을 설치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집무실은 회의용 탁자를 둔 정도”라고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도 주재하고, 서울역 임시선별진료소도 방문했다. 정 총리는 상황점검회의에서 “정부는 선구매한 백신이 내년 1분기부터 제때 도입되어 차질없이 접종될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에서 면밀하게 계획을 세워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최근 차기 대선을 의식한 듯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10월엔 부산과 경북 안동을, 지난달엔 경북 포항·부산·울산·대구 등 영남권을 연달아 방문했다. 지난 8일부턴 KTV국민방송에서 ‘총리 식당’을 시작했는데, 매주 장관 등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며 정책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1편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1일 2편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연했다.
이 와중에 "지나친 자기 홍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국무총리실은 14일 트위터에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코로나 우울 편’이라는 제목의 만화를 게시했다. 마스크 때문에 피부가 안 좋아진 여성이 “코로나 때문에 화가 난다, 화가 나. 어디 풀 데 없나”라고 하자, 정 총리가 등장해 “모두 저에게 푸세요”라는 만화다. “코로나를 본인 이미지 포장의 기회로 쓴다” 등 비판이 커지자 만화를 삭제했다.
지난달 16일엔 지하철 2호선에서 정 총리 목소리로 식사문화 개선 캠페인 방송이 나왔는데, 이 또한 논란이 일자 나흘 만에 음성이 교체됐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