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으로 먹고살던 제주, 국제물류가 새 먹거리다”

중앙일보

입력 2020.1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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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인터뷰] 문대림 JDC 이사장

문대림 JDC 이사장이 지난달 23일 제주시 영평동 JDC 본사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미래 발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문대림 JDC 이사장이 지난달 23일 제주시 영평동 JDC 본사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미래 발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제주형 국제도시는 천혜의 환경과 생태, 평화·인권을 껴안은 제주의 가치(價値)를 담보로 한 모델입니다. 제주다움이 투영된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하는데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완수하겠습니다.”

“정부-제주 잇는 국제자유도시 교량 역할 극대화”
‘제주의 가치’ 토대로 한 국제도시 청사진 그릴 것
‘사람’ 넘어 전 세계 ‘물류’ 오가는 무역항 계획도

 문대림(55)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제주형’을 강조했다.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는 제주의 미래 발전을 위해선 제주다움이 가장 큰 자산이라는 소신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취임 후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와 제주도가 수행하는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2002년 태동한 제주국제도시 조성을 위한 각종 인프라 조성부터 미래형 먹거리 사업 구상에 한창이다.

 문 이사장은 “국내 유일한 국제자유도시에는 제주의 가치가 오롯이 담겨 있어야 한다”며 “JDC는 제주가치를 토대로 번영해 가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청사진을 촘촘하게 그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제주서 만드는 한국형 개방경제 모델”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일대에 조성된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브랭섬홀아시아(Branksome Hall Asia) 전경. [사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일대에 조성된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브랭섬홀아시아(Branksome Hall Asia) 전경. [사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JDC를 소개한다면.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성장시키는 미션을 갖고 2002년 5월 설립됐다. 당시 한국은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상황을 겪으며 새로운 개방경제 모델을 제주도에서 찾자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때 나온 게 ‘제주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다. JDC는 제주국제도시 완성을 위해 정부와 제주도를 잇는 매개체이자 사업의 주체라고 보면 된다.”
설립 후 18년간의 성과는.
“제주의 관광·의료·교육·첨단 등 4개 분야의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사업비 6조7540억원을 투입해 국제도시형 인프라도 차근차근 만들어왔다. 제주형 청정산업인 헬스케어타운과 예래 휴양형주거단지, 국제영어교육도시 등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해양 물류사업을 비롯한 미래 제주의 먹거리를 위한 신사업도 밑그림을 완성해가는 단계다. 그동안 관광, 즉 사람 위주였던 제주에서도 대규모 물류가 전세계를 오가는 국제자유도시의 미래상이다.”
전 세계를 물류로 연결하는 국제도시란. 
“낙후한 제주도의 물류기능을 획기적으로 선진화 시키는 사업이다. 제주는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면서도 거대 자본과 상품이 이동하는 물류시장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 현재 제주항과 서귀포항은 국제무역항임에도 수출용 컨테이너 전용 선석조차 없는 실정이다. 향후 고속훼리사업은 물론이고 해운공사(가칭) 설립 등을 통해 국제 무역항의 기반을 만들겠다.”
중국 녹지그룹의 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제주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 10월 패소하면서 제주 영리병원 도입이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는데.
“그렇지 않다. 사업자인 녹지그룹이 7457억 원을 투자했지만 인허가 논란 때문에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을 뿐이다. 현재 녹지그룹과 인허가권자인 제주도 사이에 2건의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데 이를 잘 풀어가는 게 관건이다. 취임 후 녹지그룹 총재 등과 만나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등 연착륙을 위해 적극 노력 중이다. 아울러 JDC는 296억 원을 투자해 헬스케어타운 내에 의료서비스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내년 하반기에 시설이 들어서면 서귀포 주민들의 의료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

2조5000억 아낀 예래휴양단지 ‘신의 한수’

문대림 JDC 이사장이 지난달 23일 제주시 영평동 JDC 본사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미래 발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문대림 JDC 이사장이 지난달 23일 제주시 영평동 JDC 본사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미래 발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예래휴양단지 논란을 해결한 건 신의 한수로 꼽힌다.
“특별한 비결은 없었다. 해외투자자와의 소통과 관계회복을 위해 부단히 발로 뛴 게 맞아 떨어졌다. 예래휴양단지는 말레이시아 기업인 버자야그룹이 2조5000억원을 투자해 서귀포시 예래동 74만4205㎡에 휴양콘도미니엄과 호텔 등을 짓기로 한 사업이다. 제주지역 외자투자유치 1호 사업으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사업 중단에 따라 송사에 휩싸였다. 다행히 취임 후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양사 대표 및 실무진 간 수차례 협의를 통해 합의안을 이끌어 냈다. 자칫 4조1000억 원에 달하는 소송전으로 비화할 수 있었던 것을 기적처럼 해결해 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2008년 첫 삽을 뜬 후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 4곳의 국제학교가 차례로 들어섰다. 세계 100위권 내 대학 진학률이 60%를 웃도는 성과 등을 토대로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2단계의 한 축인 ‘대학존’ 조성을 통해서는 제주형 4차산업 육성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제주형 4차 산업인 에너지, 미래교통, 환경 등 3가지 분야의 석·박사 이상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 유치가 목표다.”
코로나19팬데믹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JDC는 설립 후 사회공헌사업에 1024억 원을 투입했으며, 일자리 8200여 개를 만들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민을 돕기 위해 50억원의 농어촌진흥기금을 출연했다. 아울러 전 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온누리 상품권을 3억7000만 원어치 구매했고, 임원들의 급여를 4개월간 30%씩 기부했다.”

▶문대림 이사장=제주도 출신으로 제주 대정고와 제주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제주도의회 의원과 최연소 의장을 거쳐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제도개선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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