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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코로나 금융지원 조치 연착륙 방안 마련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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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내년 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 프로그램의 연착륙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폭증하는 가계부채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선 “2~3년 정도의 긴 호흡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만기 연장 등 완만한 정상화 시사 #대출 억제 관련 “큰 흐름은 유지” #사모펀드 부실 사태 유감 표명 #“점검 40% 진행, 내년 1분기 완료”

은 위원장은 또 “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한 (대출 억제가)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뺏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가 각종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 관련 대출 규제를 강하게 조여왔던 것과는 약간 결이 다른 발언이다. 다만 그는 “정책이 일희일비하면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며 “(정책의) 큰 흐름은 유지하되 유연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은 위원장은 내년에도 “코로나19 위기극복”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취약 부문에 대한 원활한 금융지원 ▶확대된 금융 리스크의 관리 ▶확장적 금융정책 연착륙의 조화를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은 불가피하지만, 이들에게 빌려준 돈이 금융권 연체율 상승이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관리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하는 만큼 상황 변화에 과감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금융규제 유연화 등 금융 지원 조치의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부터 금융권·산업계·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구체적인 시기도 언급했다.

은 위원장이 ‘연착륙’이란 단어를 쓴 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언젠가는 각종 금융지원 조치와 돈 풀기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그 과정이 급격하지 않고 완만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은 위원장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부실 사태에 대해선 유감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일부 사모펀드 부실로 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본 점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금 더 일찍 부실을 인지하고 감독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와 운용사에 대한 전면 점검은 약 40%를 진행했고 내년 1분기에 마칠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같은 대규모 부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은 위원장은 “지난해 말까지 4%대 후반 정도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해왔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정책 지원으로 돈이 풀려나갔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내년 1분기에 가계부채 관련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하자 증시에서 공매도를 금지했고 내년 3월까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한 상태다.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해 은 위원장은 “이미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처벌이 강화됐다”며 “이 정도면 불법 공매도는 안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에 대해선 “자격을 부여해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은 위원장은 “자동차보험은 운전자의 의무사항이고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3800만명 일 정도로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공공적 성격을 고려해 업계가 합리적 수준으로 (보험료를) 결정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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