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북 핵 갖지말라 강요못해” 이게 외통위원장 발언

중앙일보

입력 2020.12.15 00:02

업데이트 2020.12.1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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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북한이 장사정포를 쏘지 않겠는가?”

“미국은 5000개 넘는 핵무기 가져”
야당 “북 통전부장이냐” 맹비난
태영호, 북한 실태 ‘10시간 강의’
박병석, 토론중단 표결 참여 논란

14일 대북 전단 금지를 담은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서 두 번째 토론자였던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송 의원은 “최고 존엄을 암살하는 음모에 대한 코미디 영화 DVD 10만 개를 풍선에 넣어 북에 뿌렸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장사정포로 대북 전단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보수 세력이 빠지는 오류는 북한을 악마화·살인마화하면서 동시에 그들이 대단히 합리적이고 이성적 행동을 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4시간여의 발언에서 송 의원은 북한 핵에 대해서도 “미국은 5000개가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발전시키고 개발하면서 어떻게 북한에 대해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다시 전략무기 협정과 중거리 미사일 협정이 다시 제기돼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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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서는 곧장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외교부 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외통위원장이 아닌 북한의 통일전선부장 같은 발언”이라며 “대한민국 외교를 도와주기는커녕 망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586 운동권 생각이 여전히 북한에 경도돼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를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스럽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북한 입장을 이해하자는 그릇된 아량으로 가득했다”고 논평했다.

북한 핵 발언이 논란이 되자 송 의원은 페이스북에 “핵심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안보리 상임위 이사국의 핵보유 기득권 유지는 용인한 채 다른 나라의 핵보유를 반대하는 것이야말로 불평등한 일이라는 것”이라며 “핵을 통한 북한의 안보 위협을 해소할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힘주어 말한 것”이라고 적었다.

송 의원에 앞서 대북전단금지법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 연설 중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송 의원에 앞서 대북전단금지법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 연설 중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앞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첫 번째 토론에 대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10시간2분의 명강의”라고 평가했다. 대북 전단 금지법을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포문을 연 태 의원은 자료사진 등을 동원해 북한 사회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차분한 어조로 설명했다. 태 의원은 “대한민국이 가진 스마트 파워를 북한에 정확히 알릴 때 결국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지속가능한 평화체계를 구축하고 한반도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로 법 개정이 유력시되자 국제사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가장 잔인한 공산독재에서 고통받는 주민에게 정신적·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한 행위를 범죄화하는 것이 걱정스럽다”는 성명을 내고 법 통과 시 인권보고서와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한국을 비판적으로 재평가할 것을 국무부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접경 지역 국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입장을 냈다.

전날 국정원법 개정안의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에 국회의장이 참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적이 없는 박병석 국회의장도 투표에 참여해 겨우 180석을 맞췄다”며 “중립적으로 국회를 이끌고 야당의 발언을 보장해 줘야 하는 국회의장이 맞나. 두고두고 나쁜 역사로 기록에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법·국정원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세 차례의 필리버스터는 약 10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박해리·김기정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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