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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값 이달 7% 급반등…수퍼 사이클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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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D램 현물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내년 D램 공급 부족 전망에다 최근 마이크론 대만 공장의 정전 사고까지 겹치면서다. D램 슈퍼 사이클(장기 가격 상승) 진입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황·가격지수도 1주새 9.1% 뛰어 #내년 1분기 본격 회복 전망 속 #마이크론 정전사고에 앞당겨져 #‘공급 과잉’ 낸드값은 여전히 약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일 PC용 D램(DDR4 8Gb 기준)은 전일 대비 0.58% 오른 2.972달러에 현물 거래됐다. 8일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2.55% 상승한 2.95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모바일용 LPDDR4(16Gb)는 1.17% 오른 8.495달러에 거래됐다. D램 현물가는 10월 중순부터 지속 하락하다가 이달 1일부터 반등세로 돌아섰다. PC용 D램은 최근 일주일 새 7.3% 상승했다. 현물가는 통상 2~4개월 시차를 두고 대량 거래 때 매겨지는 고정가격에 반영된다.

D램값·업황 보여주는 DXI 지수

D램값·업황 보여주는 DXI 지수

D램 업황과 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D램익스체인지 ‘DXI’ 지수도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다. 8일 DXI지수는 2만671포인트로 전날보다 2.5% 올랐다. 지난 10월 13일 이후 약 50일간 6.2% 내린 DXI 지수는 최근 일주일 새 9.1% 상승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DXI지수는 D램 산업의 생산가치뿐 아니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로·엘피다·난야 등 D램 업체의 주가와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내년 스마트폰 시장 회복 전망과 데이터센터 업체의 주문 재개, D램 제조업체의 낮은 재고 수준, 마이크론 정전 사고로 인한 공급 불안 우려 등을 고려할 때 D램 고정가격은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반면 메모리반도체의 또 다른 축인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의 약 30%,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의 25% 안팎을 차지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10조3000억원을 들여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D램 시장의 장기 호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낸드 가격까지 오르면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에 ‘양 날개’를 다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지속 하락하던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은 11월엔 보합을 나타냈다. 현물가격은 상승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낸드플래시가 쓰이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은 지속 하락 중이다.

낸드플래시 값이 하락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공급 과잉’이다. 삼성전자와 키옥시아, 웨스턴 디지털(WDC), SK하이닉스 등이 증설 경쟁을 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 상반기 가격을 떠받쳐 주던 서버 수요도 줄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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