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신 접종에 흥분한 英···전문가들 "그래도 마스크 써라" 경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두 차례 접종해야 예방 효과 기대 #백신 불확실성 여전…"방역 지침 준수"

영국이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일반 접종을 시작했지만 전 세계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에 자칫 개인 방역이 느슨해질 경우 추가 확산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영국 정부 역시 접종자들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며 거듭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5일 영국 런던의 쇼핑 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일 영국 런던의 쇼핑 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정부 최고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전 국민이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당분간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를 완전히 예방한다는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면서 “경계를 낮춰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백신만 믿고 긴장을 풀어버리면 내년 겨울까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레스터 대학의 호흡기 과학과 줄리안 탕 명예교수도 “백신의 효능이 낮을 경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서 오히려 위험에 빠질 것”면서 “백신 접종자들은 면역이 생겼다는 생각에 더 자유롭게 행동할 테고, 바이러스는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첫 일반인 접종자가 된 영국의 마거릿 키넌(90, 왼쪽)이 8일(현지시간) 왼쪽 팔에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첫 일반인 접종자가 된 영국의 마거릿 키넌(90, 왼쪽)이 8일(현지시간) 왼쪽 팔에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도 백신을 맞은 사람도 마스크를 벗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오는 25일 크리스마스에도 차분하게 방역 조치에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영국이 접종에 들어간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 3주 뒤 2차 접종까지 마쳐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영국은 성탄절 전까지 수백만 명을 접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모두 1차 접종에 그친다. 핸콕 장관은 “2차 접종이 이뤄질 1월까지는 완전히 보호받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영국 정부는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방역 통제 조치를 완화할 계획이 없다며 오히려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더 면밀히 관찰하겠다는 방침이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이처럼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건 여전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은 감염병 발병 약 11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개발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3상 시험까지 빠르게 진행하긴 했지만 다른 백신들처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안전성과 효능을 치밀하게 검증하지는 못했다는 약점이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 중인 백신(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시험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지적에 추가 검증에 들어간 상태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