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통과 임박…‘尹 수사대상 1호’ 최강욱 발언 실현될까

중앙일보

입력 2020.12.09 05:00

업데이트 2020.12.09 09:16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가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가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스1]

“공수처 수사 대상은 아마 본인(윤석열)과 배우자가 더 먼저 되지 않을까 싶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 3월 비례 후보 시절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한 발언이다. 이후 국회에 입성한 최 대표는 8일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으로 참여해서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거부권을 사실상 삭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본회의로 넘어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공수처 연내 출범이 가시화된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 대표의 당시 발언이 실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강욱, 공수처법 강행서 ‘히든 히어로’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안건조정위원회 및 전체회의를 거쳐 공수처법 개정안 의결을 강행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 시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 기준을 3분의 2 이상인 5명으로 완화하는 등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담겼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며 의결 시도를 막으려 했다.

그간 윤 총장에 대해 날을 세워왔던 최 대표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평가처럼 ‘히든 히어로’가 됐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안건조정위원으로 최근 사보임이 된 최 대표를 야당 몫으로 지명했다. 안건조정위는 4대 2 의견으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전체회의로 넘겼고,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180석의 범여권 의석수를 고려하면 공수처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시사했지만, 민주당이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해 개정안은 늦어도 10일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 따라 야당의 비토권이 없어지게 되는 만큼 여당은 공수처 연내 출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尹 징계위, 두 차례 연기 거쳐 10일 개최

10일 오전 10시30분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청구한 징계위가 예정돼 있다. 애초 지난 2일 예정된 징계위는 4일에서 10일로 두 차례 연기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정권으로선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이 제청된다면 징계위를 거치게 돼도 문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윤 총장을 스스로 내치게 되는 셈이 돼 여론 및 정치적 비판에 대한 부담이 있다. 견책 등 경징계 결론이 나오면 그간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및 감찰 지시 등의 적절성과 의도 등이 의심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한편 내년 1월21일 새 검사징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징계위 구성 등에 있어 법무부 장관 의중이 적게 반영된다. 추 장관으로선 그 전에 자신이 지명한 위원들로 대거 구성되는 위원회의 결론을 받아내야 한다.

일각에서는 공수처 개정안 통과가 임박한 시점에 징계위 기일이 잡힌 점을 두고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 및 그 직에서 퇴직한 자를 수사 대상으로 한다. 징계위를 거쳐 윤 총장의 공무원 신분이 유지되거나 해임이 최종적으로 결정돼도 공수처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징계위 개최 여부에 대한 변수는 있다. 윤 총장 측은 헌법재판소에 검사징계법 5조2항2호 및 3호에 대한 헌법소원 및 징계절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징계위 개최 전 헌재의 ‘절차 중지’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윤 총장 측이 공정성 등을 우려하며 위원 기피 신청을 예고한 만큼 징계위 재소집 가능성 등도 있어 결론이 하루 만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등이 8일 국회 본청 본회의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 방침'에 반발하며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등이 8일 국회 본청 본회의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 방침'에 반발하며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욱 발언 실현될까…“尹 압박 더할 것”

검찰 안팎에서는 징계 절차에 더해 공수처 출범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서 윤 총장을 전면 압박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대표의 과거 발언과 같이 실제 윤 총장이 공수처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공수처를 빨리 출범시켜 범여권 측 주장과 같이 윤 총장을 1호 수사 대상으로 올리려 할 것”이라며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징계 절차와는 또 다른 압박 수단이 되는 셈”이라고 짚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여권 기조가 강하게 적용된 공수처가 조속히 출범된다면 윤 총장이 첫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뿐만 아니라 검사, 판사, 아울러 고위 공직자가 연루된 사건 등을 공수처로 넘겨 정권 호위가 이뤄질 우려 또한 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 갈등 구도가 지속된 데 따라 공수처가 국면전환용 카드로 쓰였다는 관측도 있다. 한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 갈등 구도에 대해 국민의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공수처 출범 및 수사를 통해서 국면전환을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추측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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