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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8일 고별 방한…CIA 전 국장 "바이든, 북한에 점진적 접근할 것"

중앙일보

입력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7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7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년 동안 미국의 대북정책을 진두지휘한 스티븐 비건(사진)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북핵 협상 관리로서 사실상 마지막 방한 길에 오른다.

2년여 美 대북정책 진두 지휘…'굿바이 방한' #바이든 정부는 '현실적·점진적' 접근 예상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비건 특별대표가 8일 서울에 도착해 수일간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일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외무성 차관과 북한 문제에 대해 통화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방한 기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정부 인사를 만날 전망이다. 그러나 방한은 사실상 시기가 애매해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음 달 20일 조 바이든 미 신임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사람’인 비건 대표의 방한이 갖는 외교적 의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7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7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방한으로 어떤 성과를 기대할 것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 결과 승복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사이에 인수·인계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차기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칠 만한 어떤 요소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가 교체되는 과도기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관리하는 한편 2년 넘게 한반도 정책에 관여해온 비건 특별대표의 개인적 소회도 밝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미 싱가포르 합의 직후인 2018년 8월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 뒤 2년 4개월간 대북정책을 총괄해왔다. 한·미는 7일쯤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문제에 점진적으로 접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한 존 브레넌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존 브레넌. [중앙포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존 브레넌. [중앙포토]

그는 "조 바이든 당선인은 결단코 이데올로기 주의자가 아니다"라며 바이든 당선인이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지도자여서 북한 문제 또한 그 기조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바이든 당선인이 북한 핵 문제를 키워서는 안 된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고 브레넌 전 국장은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이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문제가 '곪아 터지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더 지날수록 해결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과 CIA 국장을 지낸 브레넌 전 국장은 바이든 당선인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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