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합병증 걱정하던 조혈모세포 이식, 해결 방법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9월 11일 제2회 '생명나눔 주간'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생명나눔 홍보캠페인 부스에서 시민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위해 채혈하고 있다. '생명나눔 주간'은 매년 9월 두 번째 주간으로 장기 등 기증자의 이웃사랑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생명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지정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11일 제2회 '생명나눔 주간'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생명나눔 홍보캠페인 부스에서 시민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위해 채혈하고 있다. '생명나눔 주간'은 매년 9월 두 번째 주간으로 장기 등 기증자의 이웃사랑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생명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지정됐다. [연합뉴스]

국내 의료진이 조혈모세포 이식의 합병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합병증 우려로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를 받지 못하던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신동엽 서울대병원 혈액 종양내과 연구팀은 4일 체외 조혈모세포로부터 ‘T림프구 전구세포’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줄기세포’(Stem Cells) 최근호에 게재됐다.

흔히 T세포로 불리는 T림프구는 암세포를 공격해 파괴하고 각종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세포성 면역에 관여하는데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망가진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 종양 환자에게서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후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으로 다양한 종류의 혈액암을 완치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합병증 위험이 매우 높아 일부 선택적인 환자에게만 치료가 가능했다. 특히 이식 치료 후 환자의 T림프구가 발달하지 않아 면역력이 저하하는 부작용이 올 수 있어 심할 경우 거대세포 바이러스 감염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T세포는 조혈모세포에서 분화하는데 발달과정이 다른 면역세포와 달라 기존의 방법으로는 효과적인 생산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우선 제대혈 조혈모세포를 고순도로 추출한 후, 인체 유래 재조합 단백과 사이토킨(신호전달물질)을 이용해 흉선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었다. 흉선은 가슴의 중앙부에 위치하는 나비 모양의 신체 기관으로 이곳에서 T세포 발생이 이뤄진다.

신동엽 서울대병원 혈액 종양내과 연구팀은 4일 체외 조혈모세포로부터 ‘T림프구 전구세포’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제공 서울대병원

신동엽 서울대병원 혈액 종양내과 연구팀은 4일 체외 조혈모세포로부터 ‘T림프구 전구세포’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제공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인 아스코르브산(비타민 C)에 의해 T림프구의 전구세포가 증폭 생산되는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달간의 배양법 연구를 통해 결과를 검증했다.

신동엽 교수는 “조혈모세포 이식 후 T림프구 결핍으로 일어나는 치명적인 감염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물질과 배양조건을 200회 이상 테스트한 결과,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며 “T림프구를 체외에서 효과적으로 배양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 환자의 치료성적을 향상하고, 최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세포치료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