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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문 前 동아출판사 회장 "나의 독특한 마사지가 건강법"

중앙일보

입력

"불로초를 찾아 헤맨 진시황도 49세에 사망하지 않았습니까.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편안한 마음가짐이 보약이지요."

'출판 황제'로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출판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상문 전(前)동아출판사 회장의 올해 나이는 89세. 그러나 그는 지금도 전국 방방곡곡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책을 판다. 최장수 세일즈맨인 셈.

"주 5일 출장을 가고, 하루 1~2㎞는 걷지요. 도서관 사무실에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를 때는 등산을 한다는 생각으로 기분 좋게 올라갑니다."

그의 건강철학은 운동시설에서 건강관리를 하거나 보약을 먹는 '호사스러운' 것이 아니다. 생활 속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기상시간은 오전 4시. 간단히 냉수마찰(겨울에는 온수마찰)을 하고 잡곡밥에 소찬으로 아침식사를 한 뒤 오전 5시16분 첫 전철을 타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시간이 나면 틈틈이 얼굴을 문지르거나 양쪽 손바닥을 귀에 대고 압력을 가하는 독특한 마사지도 한다. 칫솔을 이용한 잇몸 마사지와 수건으로 사타구니를 문지르는 마사지도 그가 개발한 건강요법.

85세부터는 부부가 함께 자신의 오줌을 하루 한잔 정도 먹는 요법도 하고 있다. 1년에 두 차례 3일씩 단식을 하기 시작한 지도 30년이 넘었다.

그는 지금도 사랑니 2개를 제외하곤 치아가 온전히 보전되고 있고, 소변 때문에 곤란을 겪는 전립선 비대증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팔굽혀펴기를 자랑할 정도로 근력도 젊은이 못지 않다.

"나이가 들어도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제가 실천해온 건강법을 책으로 꾸미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집필을 하고 있고, 서예전도 열 생각입니다."

그도 한때는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로 많은 좌절을 겪었다. 어렵게 모은 자금으로 동아프린트사를 창업했지만 6.25 전쟁으로 재산을 모두 날렸었다.

다시 재기해 국내 최대 동아출판사를 일궜지만 동아 원색 세계대백과사전의 유통 실패로 회사를 넘기는 고초를 겪었다. 결국 그를 시련에서 일으켜세운 것은 건강과 삶의 철학.

"1백세 이상 살려고 노력하지만 생로병사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요. 하지만 마지막까지 열심히 살다 베풀며 가는 것 아니겠어요." 죽기 전 전재산을 사회에 희사하겠다는 그는 의과대학에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등록증을 꺼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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