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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참사] "정신질환 아니다" 결론

중앙일보

입력

대구지하철 방화 용의자 김대한(57)씨는 병원에서 화상치료를 받으며 계속 경찰조사를 받고있다.

경찰은 金씨의 건강상태와 의료진의 소견, 주변 정황 등을 종합해 정신질환자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정신감정은 아예 의뢰하지도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질환자인 줄 알았으나 놀랄 정도로 말을 또렷이 하고 범행 사실도 순순히 시인했다"고 전했다.

金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혼자 죽기 억울했고, 많은 사람과 함께 죽을 곳이 어딘가를 생각하다 지하철을 택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 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한다.

金씨는 경북대병원 내과 중환자실에 일주일째 입원 중이다.

입원 초기 자해나 치료 방해 등을 우려해 손발을 침대에 묶었지만 지금은 풀었다. 경찰관 두 명이 침대 옆에서 감시하고 있다. 또 병실 입구에 5~6명, 엘리베이터 옆에 두명의 경찰이 배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한다.

金씨의 건강상태와 관련, 경북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정제명 실장은 "전반적으로 건강한 상태지만 호흡기를 많이 다쳐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다리와 오른손에 입은 2도 화상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유독가스에 손상된 호흡기 치료를 위해 기침을 계속하라는 의료진의 주문엔 응하지 않는 등 살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병실에서 金씨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실장은 "실어증은 아니고 말을 하기 싫어 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범행 이후 지금까지 불안한 심리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식사는 주사기를 이용해 미음을 코로 주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한편 金씨의 부인(49)과 딸(29).아들(28)은 사건 당일 이후 집을 비운 채 종적을 감췄고 병원을 찾지도 않았다. 이웃들은 "사고 직후부터 집이 비어 있다"고 말했다.

金씨가 사는 집은 붉은 벽돌로 된 2층 슬라브 주택으로 대지와 건평이 각각 56평이다. 2층에 金씨 가족이 살며 1층은 두 가구에 세를 놓았다.

인근 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시세가 1억3천만~1억5천만원 정도 나간다"고 말했다. 경북 예천이 고향인 金씨는 초등학교를 중퇴한 뒤 경북 안동.예천.영주와 대구 등지를 돌며 리어카 고물상을 했다.

1994년 개인택시 면허를 샀으나 2001년 중풍으로 쓰러져 그해 10월 면허를 5천만원에 되팔아 치료비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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