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정도껏 하세요”라며 발언을 제지한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원장 정성호 의원이 “윤석열 총장 이제는 떠나야 할 때다”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많은 검사들이 총장을 호위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지금이 (물러날) 그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잘잘못 따지지 말고 내 자존심과 명예보다는 그토록 사랑한다는 검찰 조직을 위해, 그리고 응원하고 있는 후배 검사들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은 검찰보다는 나라를 위해, 그리고 국민들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총장이 임기 지키는 게 검찰 개혁과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 대한민국의 어떤 공무원들이 검사들처럼 집단 행동한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또 “이미 검찰총장이 한 진영의 유력 대선주자가 된 상황에서 검찰 개혁과 공정성은 전혀 담보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신뢰는 깨졌다. 검찰 개혁의 대의와 국민적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당당 의연하게 지금 사퇴하는 게 검찰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길”이라며 “윤 총장이 사퇴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 의원은 “소신 있는 총장으로 기억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사퇴 이후는 국민을 믿고 국민에게 맡기면 된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12일 국회 예결위에서 법무부 특활비 관련 질문이 모욕적이라며 야당과 설전을 벌이는 추 장관을 향해 “그런 (모욕적) 질문은 없었다. 정도껏 하세요”라며 발언을 끊었다. 이튿날 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원활한 의사 진행을 위해 딱 한마디 했더니 하루종일 피곤하다”고 적었다.
이에 추 장관은 하루 뒤인 지난달 14일 페이스북에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한마디 말씀으로 온종일 피곤하셨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면서도 “국회 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 때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