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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담배와의 전쟁’ 선포했지만…여전히 김정은 손에는 담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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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하는 금연법을 채택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선중앙TV가 30일 보도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영상에 따르면 전날 회의를 주재하는 김 위원장의 왼손에는 담배 한 개비가 들려 있다.

책상에는 담뱃갑과 재떨이도 놓여있어 김 위원장이 확대회의 도중에 흡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 위원장이 공개된 사진 또는 영상을 보면 항상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손가락에 담배 한 개비를 끼우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공식 회의는 물론이고 주민들이 생활하는 곳을 둘러보는 현장 시찰에서도 담배를 피워왔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베트남으로 가던 도중 중국 남부의 난닝역에서 내려 줄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애연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북한 매체를 통해 주민에게 자주 노출된 탓에 북한의 흡연율이 오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 책상 위의 담뱃갑과 재떨이.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 책상 위의 담뱃갑과 재떨이.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금연법을 채택했다. 이 법은 담배의 생산부터 판매, 흡연까지 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극장·영화관 등 공공장소, 어린이 보육기관, 교육기관, 의료·보건시설, 봉사시설, 공공운수수단 등에 흡연 금지장소를 지정하고 흡연 질서를 어겼을 때 처벌하도록 했다.

관영매체와 대외선전매체 등에서도 흡연의 유해성을 강조하는 등 금연 캠페인을 강조해온 바 있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김 위원장의 ‘담배 사랑’ 탓에 최근 채택된 금연법과 금연캠페인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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