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뷰티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크라이 소(25)라는 여성의 집에 강도가 침입해 총 360만 홍콩달러(약 5억원) 상당의 물품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소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목격자를 찾기 위해 현상금 200만 홍콩달러(약 2억9000만원)를 내걸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소는 홍콩에서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면서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유명인이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자주 고가의 시계, 명품 가방, 현금 뭉치 등의 사진을 올리면서 부를 과시했다고 홍콩 스탠더드가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24일 오전 11시쯤 일어났다. 당시 소는 침실에서 자고 있었고 가사 도우미(45)는 소의 6개월 된 아기와 거실에 있었다고 한다.
초인종이 울리자 가사도우미는 문을 열어주었는데 이때 칼을 든 3명의 강도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시끄러운 소리에 깬 소가 거실로 나가보니 강도들이 아이를 때리고 있었다.
소는 "뭐든지 가져도 좋으니 아이는 내버려 둬라"고 소리쳤다. 강도들은 소와 가사도우미, 아들까지 테이프로 묶은 뒤 방에 가두었다. 강도들은 소가 현금이 없다고 하자 그를 폭행하기도 했다.
이들이 떠난 직후 소는 경찰서에 신고했다. 사건이 발생한 집은 경찰서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고급 아파트였다. 경찰이 바로 출동했지만, 범인들은 모든 물건을 여행용 짐가방에 넣어 달아난 뒤였다.
소는 10개 이상의 디자이너 핸드백, 명품 시계 8개, 3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 등 1000만 홍콩달러 어치의 귀중품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명품 가방 10개, 시계 7개, 노트북, 핸드폰 2개 등 도난 물품이 360만 홍콩달러(5억원)어치라고 발표했다.
용의자 3명은 40~50세 사이의 중국인으로 추정되며, 모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홍콩 스탠더드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경찰은 CCTV 동영상에서 이들 3명이 아파트 중에서 주민이 살고 있지 않은 집 한 곳의 출입카드를 이용해 건물 안으로 들어간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들은 강도 하루 전에는 배달원 복장을 한 채 소의 아파트에 들어가려다가 실패했다는 사실도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소는 "이 강도들은 여자와 아이들만 털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생후 6개월 된 사내아이를 때리다니 얼마나 뻔뻔스러운가"라고 개탄했다. 그는 강도를 잡기 위해 현상금 200만 홍콩달러(약 2억9000만원)를 내걸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CCTV 동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물건을 훔쳐간 건 작은 일이다. 나는 (강도에게 구타당한) 내 아기에게 정의를 실현해줄 사람을 찾는다"라고 언급했다.
SCMP에 따르면 소는 강도에 대해 짐작 가는 바가 없으며 누군가로부터 원한을 산 적이 없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왜 소가 범행 타깃이 되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