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어린이 30여명 ''완치메달'' 받고 웃음 되찾아

중앙일보

입력

“아들·딸들아,고통과 싸워 이긴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26일 오후 전남대 병원 명학회관 대강당.어린이 백혈병 소아암 환자 보호자 모임인 빛고을 동우회 회장 김남규(34·유통업)씨는 오랜 투병생활 끝에 새 생명을 얻게 된 어린이 30여명에게 ‘완치메달’을 걸어주며 격려했다.

전남대 병원에서 치료중인 소아암 환자 90여명과 환자 부모·의사·자원봉사자 등 2백여명도 참석,기쁨을 나눴다.

빛고을 동우회가 한국 빛고을 어린이 재단측으로부터 완치메달을 받아 이날 어린이 백혈병 소아암 완치 잔치를 마련한 것.

金씨는 둘째 딸(4)이 백혈병을 앓아 2000년 10월 큰 딸(7)의 골수를 이식,치료를 끝내고 경과를 보고있다.

백혈병을 포함한 소아암은 대채로 2∼3년 치료를 한 후 2년정도 상태를 지켜보고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金씨는 “진단이후 5년간은 가족 모두가 조마조마한 심정이다”고 했다.

악성림프종을 극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행사장을 찾은 김경미(12·초등6년)양은 “친구들과 함께 야외에 나가 마음껏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는데 이제 그 소원을 이룰 수 있게됐다”며 “아직도 투병중인 친구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金양의 어머니 박옥단(38·광주시 동구 산수동)씨는 “딸이 약을 먹다 토하고 근육이 경직될 때는 견디기 힘들었다.그 때마다 붙잡고 힘이되어준 다른 환자 가족과 의사 선생님들이 고마울 따름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빛고을 동우회측은 담당 의료진에게 꽃바구니를 배달,감사를 표시했다.

전남대 병원 국훈(소아과)교수는 “소아암 환자 중 70%는 완치가 가능하다.본인과 주변의 투병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완치메달을 받은 어린이들은 노래와 무용 솜씨 등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이들의 삼촌·이모가 돼 자원봉사를 해온 현대 삼호중공업㈜ 사랑이 있는 푸른세상 모임 회원 10여명도 어린이들의 투병기를 떠올리며 기쁨을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두차례나 세포이식 수술을 받고 치료중인 김명성(8·초등2년)군을 돕기위한 모금운동도 펼쳤다.

문구 납품업을 해 오던 金군 아버지(43)는 병원에 메달리다시피하다 거래처가 떨어져 실직한 상태.재수술의 경우 의료보험이 적용이 안돼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동우회 가족들이 한마음으로 주변에 도움을 호소하고 나서게됐다.

전남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자체 모금한 성금을 동우회에 전달하고 金군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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