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장 두아 리파, 게임 속 릴 나스 엑스…온라인으로 한층 가까워진 팝스타 공연

중앙일보

입력 2020.11.26 13:55

27일(현지시간) 가상현실을 접목한 두아 리파의 온라인 콘서트 ‘스튜디오 2054’를 알리는 광고. 따로 전광판을 설치하는 대신 실제 건물에 투사하는 방식으로 꾸몄다. [사진 워너뮤직 코리아]

27일(현지시간) 가상현실을 접목한 두아 리파의 온라인 콘서트 ‘스튜디오 2054’를 알리는 광고. 따로 전광판을 설치하는 대신 실제 건물에 투사하는 방식으로 꾸몄다. [사진 워너뮤직 코리아]

“팬데믹으로 투어가 두 번이나 연기돼 빨리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관중 앞에 서면 좋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집에서 안전하게, 공연장에 직접 와서 보는 것만큼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준비 중이에요.”

영국 콘서트 앞두고 아시아 화상 기자회견
“팬데믹으로 투어 연기 아쉬워” 이색 홍보
K팝 붐 힘입어 월드투어 단골 된 한국 중시
축구구단 5대륙 콘서트 헤드라이너 장식

지난 20일 영국 싱어송라이터 두아 리파가 줌으로 열린 아시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밝힌 소감이다. 27일(현지시간) 온라인 콘서트 ‘스튜디오 2054’를 앞두고 아시아 기자들을 만나는 자리를 따로 마련한 것.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공연이지만, 이례적으로 한국ㆍ싱가포르ㆍ홍콩ㆍ태국ㆍ말레이시아ㆍ필리핀 등에서 45개 매체 기자들을 초청해 함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관객과 소통 어려우니 다양한 게스트 초대

새 싱글 ‘프리즈너’를 발표한 마일리 사이러스. 두아 리파가 피처링했다. [사진 두아 리파 트위터]

새 싱글 ‘프리즈너’를 발표한 마일리 사이러스. 두아 리파가 피처링했다. [사진 두아 리파 트위터]

이는 코로나19가 빚은 새로운 풍경이다. 지난 3월 정규 2집 ‘퓨처 노스탤지아’를 발매하고 그래미 ‘올해의 앨범’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큰 성과를 거뒀지만 해외 팬들과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워진 탓이다. 지난해 Mnet이 진행하는 MAMA 시상식에 참석해 ‘인터내셔널 페이보릿 아티스트’를 수상하고 2018년 블랙핑크와 협업한 ‘키스 앤 메이크 업’을 발표하는 등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온 그는 “이번 앨범의 많은 곡을 아직 한 번도 무대에서 불러본 적이 없다”며 “각자 팝콘과 음료를 준비해놓고 ‘프리티 플리즈’ 같이 신나는 곡을 함께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가상과 현실의 결합이다. “아레나 공연이라면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에 한계가 있지만 TV쇼 같은 공연에선 전부 보여줄 수 있다”며 “카메라가 제 모든 동작을 쫓아다니며 공장을 개조해 만든 AC/DC 스튜디오부터 롤러스케이트장까지 여러 세트장을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통 공연에서는 관중에게 받은 에너지를 돌려줄 수 있지만 온라인 공연은 직접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게스트가 출연한다”고 귀띔했다. 이날 발표한 싱글 ‘프리즈너’를 함께 한 미국 가수 겸 배우 마일리 사이러스부터 영국 팝의 거장 엘튼 존 등이 게스트로 나설 예정이다.

귓가에 속삭이듯 스튜디오서 고음질 승부 

지난달 30일 진행한 샘 스미스 온라인 콘서트 ‘라이브 앳 애비 로드 스튜디오’. [사진 유니버설뮤직]

지난달 30일 진행한 샘 스미스 온라인 콘서트 ‘라이브 앳 애비 로드 스튜디오’. [사진 유니버설뮤직]

스튜디오에서 진행해 대규모 공연에서 보기 힘든 구도도 종종 등장했다. [사진 유니버설뮤직]

스튜디오에서 진행해 대규모 공연에서 보기 힘든 구도도 종종 등장했다. [사진 유니버설뮤직]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분류하게 된 것도 한몫 했다. 지난달 30일 정규 3집 ‘러브 고스’를 발표한 영국 싱어송라이터 샘 스미스도 온라인 콘서트 ‘라이브 앳 애비 로드 스튜디오’를 진행하면서 한국 기자들을 초청했다. 1931년 설립돼 비틀스ㆍ클리프 리처드ㆍ핑크 플로이드 등 세계적 뮤지션들의 명반이 탄생한 스튜디오에서 숨소리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고음질 라이브가 펼쳐지면서 2018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로 처음 내한한 고척돔 공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K팝이 성장하면서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은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아 가던 중 코로나19가 터지자 온라인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아예 규모를 키우는 경우도 있다.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는 지난 13일 신곡 ‘홀리데이’를 발표하면서 오픈 월드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가상 콘서트 ‘릴 나스 엑스 콘서트 익스피리언스’를 열었다. 유저들이 직접 프로그래밍한 게임을 다른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14~15일 4회에 걸쳐 열린 공연은 3300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웬만한 월드투어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K팝 아이돌 그룹은 전 세계 팬들이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공연 시간을 통일하지만, 해외 팝스타들은 월드투어처럼 현지 시간에 맞춰 진행하는 편이다.

게임으로 간 가상콘…3300만 유저 열광 

릴 나스 엑스가 지난 14~15일 오픈 게임 플랫폼에서 진행한 온라인 콘서트. [사진 로블록스]

릴 나스 엑스가 지난 14~15일 오픈 게임 플랫폼에서 진행한 온라인 콘서트. [사진 로블록스]

지난 4월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한 트래비스 스콧. [사진 포트나이트]

지난 4월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한 트래비스 스콧. [사진 포트나이트]

소니뮤직 관계자는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지난 4월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안에서 싱글 ‘더 스콧’ 발매 기념 온라인 월드투어 ‘아스트로노미컬’을 성공리에 마치면서 이색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아티스트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해당 공연은 2770만명이 접속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방탄소년단도 지난 9월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포트나이트에서 최초 공개했다. 기존 음악 팬들에게는 새로운 이벤트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고, 게임 등 전혀 다른 장르와 협업을 통해 팬층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지난 20일에는 미국 레퍼 제이지가 이끄는 레이블 락 네이션과 이탈리아 축구단 AC밀란이 공동 주최한 온라인 콘서트 ‘프롬 밀란 위드 러브: 넥스트 젠’에 타이거JK와 윤미래가 발굴한 신예 비비가 한국 대표로 초대돼 헤드라이너로 서기도 했다. 지난 3월 열린 온라인 콘서트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아시아ㆍ아프리카ㆍ유럽ㆍ북미ㆍ남미 등  5대륙을 대표하는 신인 아티스트 10팀을 선정해 글로벌 음악 팬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필굿뮤직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내 오프라인 공연은 줄줄이 취소됐지만 타이거JK와 비지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글로벌 e스포츠 페스티벌 WCG 그랜드 파이널 축하 공연을 하는 등 해외 온라인 공연 문의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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