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찍은 왕이 오늘 방한···美공백 틈타 "도쿄올림픽 협력" 선수 쳤다

중앙일보

입력 2020.11.25 15:43

업데이트 2020.11.25 16:08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5월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사=연합뉴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5월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사=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25일 밤 한국을 찾는다.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미·일 삼각 동맹 구축을 통해 반중(反中) 전선을 강화하기에 앞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니케이 "美 정권 이양기 경제협력으로 추파"

전날(24일) 도쿄에 도착한 왕이 외교부장은 일본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 카드를 제시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그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과의 회담에서 2021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상호 협력을 제안,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고 한다.

전직 고위 외교당국자는 이와 관련, "중국이 스가 정권이 올인하고 있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을 약속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반중 전선 구축에 일본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걸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센카쿠 열도 및 남중국해 등 홍콩보안법 등의 영토·영해 문제와 국제 현안을 놓고선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11월 중 양국 경제인 간 왕래를 재개하고, 내년에 각료급 경제 대화를 열기로 하는 등 경제협력 분야에선 상당 부분 의견 일치를 봤다고 닛케이(日経)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정권 이양기에 중국이 굳이 대면 외교를 추진했다"며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중국이 일본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일본 양국은 또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한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조기 해결을 위한 중국의 이해와 지지를 요청했다.

24일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회담 전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24일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회담 전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왕이 부장은 25일 오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도 별도 회담을 한다. 앞서 왕이 부장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등 스가 내각의 실력자들과 줄줄이 만났다.

왕이 외교부장은 한국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는 26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과 오찬을 가진 뒤, 오후에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 자리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를 통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재가동,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한·중·일 정상회의 등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보다 한국이 중국에 바라는 점이 많다는 점에서 왕이 부장으로선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되는 방한일 수 있다.

한·중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했으나, 한국과 중국 모두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나빠져 연내 방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왕이 부장은 또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한·중 협력을 강조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반중 전선 참가를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왕이 부장이 중국 측이 주장하는 3불(不) 합의(사드 추가 배치,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안 한다)를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12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왕 부장은 이와 관련 2017년 5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위기 당시 대통령 특사로 방중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와 26일 별도로 만찬을 한다.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윤건영·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과 조찬을 한다. 대표적 '중국통'인 박병석 국회의장과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도 면담한다.

대부분 중국 측이 먼저 만남을 요청한 자리로, 문재인 정권 실세이자 소위 '자주파'로 불리는 인사들이다.

김다영 기자, 도쿄=윤설영 특파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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