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한방으로 젊음 찾는건 과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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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보톡스 주사 한 방으로 젊음을 되찾겠다는 발상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의 R&D 센터(연구센터)부사장인 대니얼마에즈 박사가 새로운 주름 개선 화장품 출시를 앞두고 최근 한국을 찾았다.

마에즈 박사는 "화장품을 딱 한번만 바르고서 당장 효과를 보겠다는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어 화장품 제조업체 간부 입장에선 솔직히 부담스럽다"면서 "즉각적인 효과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현명한 판단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화장품 업계는 소비자들을 끌기 위해 다른 화장품사는 물론 미용 시술업계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톡스와 필링(껍질 벗기기) 등 피부 상태를 순간적으로 개선시키는 간편한 성형 시술이 일반화했기 때문이다. 1개월을 꾸준히 발라도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 화장품보다 병원 수술대를 선택하는 여성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

마에즈 박사는 "피부는 강한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순간적인 대책은 5년, 아니 10년 후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톡스는 피부 자체가 아니라 근육에 작용하는 주사제지만 시술 과정에서 유발한 자극이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경고다.

마에즈 박사는 "빠른 효과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킨다며 노화 방지 성분(레티놀)이 더 많이 들어 있는 주름 개선 화장품을 출시한다고 치자. 아마 당장은 소비자들이 만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자극이 심해 결과적으로 피부 손상만 가져올 게 뻔하다"고 예를 들었다.

"피부를 부드럽게 다루는 게 우리의 철학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효과를 보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게 요즘의 고민"이라는 마에즈 박사는 "그 타협책으로 가시적 효과와 기능성을 모두 지닌 주름 개선 화장품을 이번에 내놓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노화방지제로 가장 각광받았던 레티놀의 차세대 성분인 바이오싱크 복합체를 응용한 제품이다.

주름을 일시적으로 가려주는 광학기술을 포함시켜 하루만 발라도 잔주름이 없어진 듯한 가시적인 효과를 낸다고 한다. 4주 이상 바르면 진짜 주름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고도 회사 측은 주장한다.

벨기에 태생의 마에즈 박사는 1987년 에스티 로더 연구실에 처음 합류한 이후 91년 현직에 올라 제품 개발과 테스트에 핵심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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