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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드론택시 실증행사 “송악산 문화재 반대” 주민에 파행

중앙일보

입력

21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주차장에서는 열린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 후 제주도의 송악산 문화재 지정 방침에 반대하는 하모리 일대 주민 20여명이 원희룡 제주지사가 탑승한 차량을 가로막고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주차장에서는 열린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 후 제주도의 송악산 문화재 지정 방침에 반대하는 하모리 일대 주민 20여명이 원희룡 제주지사가 탑승한 차량을 가로막고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론택시’를 미래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제주 첫 실증 행사가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송악산 문화재 지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행사를 저지하면서다. 제주도는 21일 오후 2시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 주차장에서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미래 도심항공교통 비행 실증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서울과 대구에 이어 전국 세번째로 잡힌 행사였다.

반대주민 20여 명 실증 행사장 점거 #원희룡 지사 ‘제주드론비전’ 선포 #본섬-가파도 등 잇는 교통수단 목적

 제주도는 본섬과 가파도를 오가는 교통수단으로 드론택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현장 실증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다. 드론의 이륙을 막은 측은 송악산 문화재 지정 방침에 반대하는 상모리 일대 주민 20여 명이다. 이들이 행사장을 점거해 드론 이륙을 원천 봉쇄했다.

 시범 행사에 투입된 드론택시는 최대 이륙중량 650㎏, 최대속도 시속 130㎞로 중국 이항(Ehang)사가 제작한 2인승급이다. 섯알오름 주차장을 출발해 가파도로 향하는 바다 상공을 누비고 송악산을 거친 후 섯알오름 4·3유적지를 지나 주차장에 다시 착륙할 예정이었다. 약 5㎞를 7분간 비행하는 코스다. 이 드론은 본 행사에 앞서 오전에 사전비행을 마친 상태였다.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공에서 드론택시가 실증을 위해 시범 비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공에서 드론택시가 실증을 위해 시범 비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론 실증이 무산됐지만 선포식은 이어졌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는 서울 등 대도시와 달리 더 다양한 드론 관련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고, 제주는 관련 조례 제정과 예산 투입 등으로 드론 산업 육성·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2025년 정부의 로드맵에 따라 드론택시 상용서비스가 도입되면 제주 특화모델 제주항공모빌리티를 구축해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이동 약자들도 한라산 정상 백록담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까지 드론택시를 타고 관광하면서 미래산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례를 준비하고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 지사는 지난 2일 오전 송악산 일대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청정제주 송악선언 실천조치 1호’를 발표했다. 올해 10월 25일 송악산 현장에서 “청정 제주를 지키기 위한 난개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청정과 공존의 원칙을 적용하고 적법 절차로 진행하겠다”는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구체화한 조치다. 제주도는 2022년 8월 송악산에 대한 유원지 지정이 실효되기 전에 송악산 일대를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해 항구적으로 보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주민 동의 없는 송악산 일원 문화재 지정을 결사 반대한다”며 원 지사가 탑승한 차량을 사방으로 가로막고 30여분 간 면담을 요구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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