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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남북 서로 무너뜨리려 해” 역사교재 편향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8면

“6·25 전쟁에서 남과 북은 양쪽 모두 힘으로 상대방을 무너뜨려 통일을 이루고자 하였다.”

세종시교육청 제작한 중학 교재 #남침 무시, 쌍방 분쟁으로 묘사

세종시교육청이 제작한 중학교 역사교과서 보조 교재 한 대목이다. 한국전쟁 성격을 양비론적 시각에서 서술해 편향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2016년 강원·광주·전북교육청과 역사교과서 보조 교재 공동개발과 사용승인 협약을 맺고 보조 교재를 개발했다. 중학교 용은 2018년 7월, 고교용은 2018년 3월 발간돼 세종·전북 등의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학교 보조교재인 『주제로 보는 역사』 214쪽에서 ‘독재정권 시기, 분단을 극복하려고 어떤 노력을 하였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승만 정부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북한과의 교류를 막았다”며 6·25 전쟁을 두고 “남과 북 모두 힘으로 무너뜨리려 했다”고 기술했다. 이에 대해 이명희 공주대 교수(역사교육과)는 “역사 왜곡 소지가 다분하다. 6·25 전쟁은 북한이 한반도 공산화를 위한 남침으로 발생한 것인데 마치 남과 북의 쌍방 과실로 오해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학교 보조교재에는 논란이 될만한 대목이 몇 곳 등장한다. ‘민간 통일 운동의 전개와 남북 교류’를 주제로 한 내용에서 “남북 간의 교류협력은 1990년대 후반 이후에 비약적으로 증가하였지만, 이명박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키고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크게 위축됐다”고 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의 원인이 된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과 개성공단 폐쇄의 발단이 됐던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해석에 따라 다르게 보일 여지가 있을 수 있어서 의견을 반영해 올해 안에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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