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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2번 맞으면 OK? 심장병 등 환자는 추가 접종 필요할 수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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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호 02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 공학사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팬데믹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화이자가 지난 9일(현지시각) 임상 시험에 결과를 발표하자 백신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미국 기술·산업 전문지 와이어드는 11일 “임상 시험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화이자 백신이 코로나를 몰아낼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화이자’ 꼬리 무는 궁금증 #영하 70도서 최장 25일 운송·보관 #긴급사용 신청 빨라야 이달 셋째 주 #바이오엔테크 CEO “팬데믹 끝낼 것”

먼저 심장병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백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령대에 따라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3상 시험에 대한 추가 결과는 화이자가 3주안에 내놓을 전망이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방식이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은 정해진 2회 분량 이외에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백신이 어떤 종류의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지, 백신 2회 투여 후 얼마나 면역이 지속하는지도 의문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자 9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감염 3개월 후까지 항체가 지속된 사례가 17%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독감 백신은 적어도 1년은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년 맞아야 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 백신이 코로나 팬데믹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은 운송과 보관이 까다롭다. 전용 용기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으면 영하 70도 조건에서 최장 25일간 보관이 가능하다. 영상 2~8도에서는 5일간 품질을 유지한다. 그러나 단순히 영하 70도의 조건만 맞추면 되는 건 아니다.

백신이 담긴 상자의 드라이아이스는 배달 후 24시간 이내에 보충해야 하고 박스는 하루에 두 번 이상 열 수 없다. 게다가 매번 최대 1분 동안만 열 수 있다. 일단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5000만개의 선주문량을 생산하고 내년 말까지 13억개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백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통과해야 하는 여러 단계가 남았다. 현재까지 화이자 임상 시험에서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밝혀진 것은 없지만, 의약품은 중요한 안전 데이터가 축적된 후에야 승인을 얻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하기 전 임상시험 참가자 최소 3000명에 대한 1년간의 자료를 요구한다.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한다고 해도 백신을 임상시험 참가자에게 투여한 뒤 적어도 두 달간은 안전성과 효능을 관찰해야 한다. 현재 화이자가 가장 빠르게 EUA를 신청할 수 있는 시점은 11월 셋째 주다.

코로나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9일 연속 신규 환자가 10만명을 넘어섰고, 12일에만 2000명 넘게 숨졌다. 영국은 신규 환자가 하루 3만3000명, 일본은 1600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이날 막을 내린 파리평화포럼에서 참가국들은 백신이 공공재라는데 동의하며, 빈곤국가도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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