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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부터 땅끝마을까지…두발로 걷는 남파랑길 1470km

중앙일보

입력

동해안을 잇는 해파랑길의 출발점 부산 오륙도공원. 남해안을 잇는 남파랑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중앙포토]

동해안을 잇는 해파랑길의 출발점 부산 오륙도공원. 남해안을 잇는 남파랑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중앙포토]

부산 오륙도 공원부터 전남 해남 땅끝 탑까지. 남해안을 아우르는 장거리 걷기여행길 ‘남파랑길’이 10월 31일 개통했다. 한국의 동서남북을 잇는 ‘코리아둘레길’의 남쪽 구간으로, 2016년 개통한 동해안 ‘해파랑길’에 이어 두 번째 해안 종주 걷기여행길이 완성됐다. 이로써 코리아둘레길은 ‘서해랑길’과 ‘DMZ 평화의길’만 남았다.

해변·숲·산 아우르는 1470㎞ 트레일 #해파랑길보다 다채로운 풍광 매력적 #

남파랑길은 무려 1470㎞에 이른다. 오륙도 공원에서 땅끝 탑까지 직선거리는 255㎞에 불과하다. 그러나 남해안은 해안선이 워낙 꼬불꼬불한 데다 섬도 많아 직선거리보다 6배 가까이 긴 트레일이 조성됐다. 남파랑길은 23개 시·군을 지나며 모두 90개 코스로 나뉜다.

남파랑길은 크게 5개 주제로 구성됐다. 영화와 한류 문화를 느끼는 ‘한류길’,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절경을 느끼는 ‘한려길’, 섬진강과 봄꽃 어우러진 풍광이 근사한 ‘섬진강 꽃길’, 다도해의 독특한 생태와 낭만을 만끽하는 ‘남도 낭만길’, 남도 유배문화와 순례지를 만나는 ‘남도 순례길’로 분류한다. 계절에 따라, 개인 취향에 따라 코스를 고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7년부터 남파랑길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없던 길을 새로 개척한 건 아니다. 해변 길과 마을 길, 숲길 등 기존에 있던 길을 조사해 걷기 좋고 매력적인 코스를 구성했다. 부산 갈맷길, 남해바래길, 해남 달마고도 같은 지역의 유명한 트레일도 포개진다. 최윤희 문체부 차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비대면 관광지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파랑길을 걷다 보면 아직 정겨운 포구마을, 한적한 해변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거제 여차몽돌해수욕장. [사진 거제시]

남파랑길을 걷다 보면 아직 정겨운 포구마을, 한적한 해변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거제 여차몽돌해수욕장. [사진 거제시]

해파랑길과 비교하자면 풍광부터 전혀 다르다. 해파랑길이 동해의 거칠고 짙푸른 바다를 보며 걷는다면, 남파랑길은 수많은 섬이 둥둥 떠 있는 잔잔한 바다를 감상하며 걷는다. 제철 맞는 굴을 맛볼 수 있는 통영·거제의 어항도 있고, 갈대밭 눈부신 순천만도 있다. 대도시와 거대 산업단지를 지나기도 한다.

한국관광공사 레저관광팀 강영애 전문위원은 “길 자체가 해파랑길(750㎞)의 두 배에 달하는 터라 훨씬 풍광이 다채롭다”며 “남해에는 섬이 많지만 배를 타야 하는 코스는 없다. 모두 도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이어진 코스를 짰다”고 설명했다.

남파랑길은 해변만 걷지 않는다. 숲길, 산길도 걷는다. 서쪽 마지막 코스인 해남 90구간에서는 미황사 달마고도를 걷는다. 프리랜서 오종찬

남파랑길은 해변만 걷지 않는다. 숲길, 산길도 걷는다. 서쪽 마지막 코스인 해남 90구간에서는 미황사 달마고도를 걷는다. 프리랜서 오종찬

10월 31일 개통식이 열렸지만, 안내판 같은 표식이 촘촘히 돼 있진 않다. 리본·화살표 등은 계속 보강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보다 자세한 길 정보는 ‘두루누비’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실제로 남파랑길을 걸으러 갈 때는 두루누비 모바일 앱을 내려받아 가길 권한다. GPS 기반 길 정보를 알려준다. 11월 30일까지 앱 ‘따라가기’ 기능을 이용해 1개 코스 이상 완주하면 추첨을 통해 국민관광상품권을 준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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