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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文, 이낙연 종전선언? 바이든 시대에 참 소용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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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대표는 8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기분 나쁜 일은 하지 않으려는 우리 정부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며 "대북 정책부터 전면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대표는 8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기분 나쁜 일은 하지 않으려는 우리 정부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며 "대북 정책부터 전면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8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한이 기분 나빠할 행동은 단 하나라도 안 하려는 우리 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바이든 시대의 국제 세계에서 우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종전선언을 골자로 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차 강조한 건 참으로 소용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이든 시대, 한국에 어떤 영향이 있다고 보나
“대북 정책부터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바이든 당선인이 비핵화 원칙을 강조할 텐데, 요즘 정부ㆍ여당이 하는 말을 보면 새로운 미국 정부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것 같다.”
어떤 면에서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건가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평화 체제로 간다는 소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다시 강조하지 않았나. 바이든 시대에 참으로 소용없는 일만 골라서 하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북한이 먼저 핵 문제를 해결해야 그다음 스텝에 나서겠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혼자서 꾸는 종전선언의 꿈은 아무 의미 없다. 일방적으로 종전선언을 계속 주장하면 (국제 사회에서) 우스워질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6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6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북한과의 관계를 다시 짜야 한다고 보나
“지금 우리 정부는 북한이 기분 나쁠 일은 그 어떤 일이라도 안 하지 않나. 그러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나, 북한의 공무원 피살이라는 걸 당하고도 아무 말 못 하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북핵 포기 등 원칙이 전제가 안 되면 이벤트성 정상회담 등을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
당 차원에서 바이든에 메시지를 보내나
“메시지는 향후 바이든 취임식에 맞춰 구상하려고 한다. 지금 당장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건 형식에 그칠 뿐이다. 방미단을 꾸린다고 하는데, 우호 측면이면 몰라도 큰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
바이든과 인연 있는 당 인사들의 역할은
“당내에 그런 인사들이 있다는 건, 향후 미국과의 관계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인맥이나 인연에만 기댈 사안은 아니다. 미국 시스템은 철저히 국익에 맞춰 있고, 인맥이란 게 미국의 태도를 뒤집을 만한 변수는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치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8일. 서울 용산 전자랜드 가전매장에 조 바이든 당선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치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8일. 서울 용산 전자랜드 가전매장에 조 바이든 당선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이날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한국전쟁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을 믿는다. 북한 비핵화를 원칙으로 하는 평화 정책에도 힘을 모아주길 당부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2008년 바이든 당선인과 독대한 적 있는 박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라인’과의 소통 채널을 넓혀야 한다. 최근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 조언가인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 재단 대표와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국 북한공사 출신의 태영호 의원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벌였던 비핵화 쇼는 막이 내렸다. 우리는 미국에 북한 비핵화는 FM(Field Manual) 방식대로 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도 분주해졌다. 당장 다음 주 ‘한ㆍ미 의원 친선협회’가 발족하는데, 야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에선 변재일 의원이, 국민의힘에선 박진 의원이 대표로 나선다. 이달 중 ‘한ㆍ미ㆍ일 의원 화상회의’도 추진한다. 여당에선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과 김한정 의원, 야당에선 박진ㆍ조태용 의원이 참여한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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