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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 대선 승리 확정…"미국은 단결하고 치유할 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일 대선 승리가 확정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EPA=연합뉴스]

7일 대선 승리가 확정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EPA=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자신이 태어난 펜실베이니아의 지지를 업고 승리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펜실베이니아·네바다 등 승리로 선거인단 과반 넘겨, #CNN(273), NYT(279), 폭스뉴스·AP(290명) 승리 예측 #폭스 "바이든 트럼프 꺾고 제46대 미국 대통령 될 것"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넘어(한국 시간 8일 오전 1시) 99% 개표에서 바이든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만4000표 차이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했다. 득표율 차이는 0.5%포인트이다.

미국 시민들이 7일 워싱턴 DC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광장에 모여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소식을 들은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시민들이 7일 워싱턴 DC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광장에 모여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소식을 들은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펜실베이니아(20명)에 이어 네바다(6명)도 2.0%포인트 차로 앞서며 승리한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279명을 확보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넘겼다. AP통신은 애리조나(11명)도 승리했다며 바이든 후보가 선거인단 290명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 승리가 확정된 뒤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차량 경적을 울리며 승리의 기쁨을 표현했다.

트럼프에 '반전' 승리 안겨준 곳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인단 20명을 보유한 북부 최대 경합주로,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혀왔다. 미 정치 전문가들은 "펜실베이니아를 쥔 자가 대선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일찌감치 내놨었다.

과거 민주당 아성이었지만 4년 전 트럼프에게 '반전' 승리를 안겨주면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뼈아픈 기억을 남긴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바이든에게 반전 승리를 안겼다.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15%포인트 앞서며 분위기를 압도했지만 우편투표함이 열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개표가 95% 진행된 6일 오전 9시께 바이든 후보가 처음으로 트럼프를 역전하면서 차이를 벌려 나가기 시작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10%포인트 이상 뒤처졌던 4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겼다. 승리를 확신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우리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다. 차분히 기다리자"는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대선 승리 위한 매직넘버 270명 넘겼다

7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정 소식에 워싱턴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 광장에 모여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AP=연합뉴스]

7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정 소식에 워싱턴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 광장에 모여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AP=연합뉴스]

바이든 후보는 앞서 뉴욕 등 동부와 캘리포니아 등 서부인구 밀집 지역을 휩쓸어 선거인단 253명을 확보한 상태였다. 여기에 펜실베이니아 선거인단 20명과 네바다 6명을 더하면서 총 279명을 확보했다.

중부와 남부 농업지대에서 지지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 213명을 확보했다. 개표가 남은 지역은 애리조나(11명), 조지아(16), 노스캐롤라이나(15), 알래스카(3) 등이다.

조지아도 바이든 후보가 7200표(0.1%포인트) 앞서고 있다.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조지아와 위스콘신에서 재검표를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 대선에서는 선거인단 270명을 먼저 확보한 후보가 나오면, 패자가 승복 선언을 하고 승자가 승리 선언을 하면서 당선인 신분이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을 예고하며 이미 '줄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12월 8일까지 소송 끝나야  

미 헌법에 따르면 각 주는 대선이 있는 해 12월 둘째 수요일 바로 다음 월요일에 대통령 선거인단(총 538명)을 소집해야 한다. 이들이 주별 선거 결과를 12월 14일 투표해 대통령을 최종 선출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 주에 제기한 소송이 주별로 선거인단을 확정하는 12월 8일 전까지 끝나야 선거인단 소집과 투표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만에 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제기한 주 가운데 이 기간 안에 결론을 내지 못해 선거인단을 확정하지 못하고, 어느 후보도 270명 이상 선거인단을 확보하지 못하면 12월 14일 투표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나올 수 없게 된다. 그다음에는 연방 하원이 대통령을, 연방 상원이 부통령을 선출하게 돼 공이 의회로 넘어간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우편투표 관련 소송은 주 법원에서 줄줄이 기각되고 있다.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 지방법원은 이미 "불법 투표 증거가 없다"며 기각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항소를 통해 대법원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길목에 있는 판사들이 기각 결정을 빠르게 이어가면 사태가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이 지역에서 실직한 아버지 이야기 자주 해 

바이든 후보는 1942년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출생해 유년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의 아버지 조지프 바이든 시니어는 한때 부유한 사업가였지만, 바이든이 태어나기 전후 사업에 실패하고 보일러 배관공, 중고차 딜러를 하며 가정을 꾸렸다. 바이든가는 경제적 문제로 델라웨어주로 이주했다.

바이든은 그동안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보낸 유년기와 실직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해왔다. 대선 유세 막판에 펜실베이니아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그에게는 이 지역 경제적 여건에 대한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배경이 있었다.

펜실베이니아 외에도 위스콘신, 미시간 등 북부 러스트벨트 경합주 3곳으로 꼽힌 지역은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지원과 일자리 공약에 그의 손을 들었지만, 이번에는 모두 바이든에게 힘을 실어줬다.

정은혜 기자·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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