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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끼리 만났다고 방심 금물”…與는 지금 바이든 ‘벼락치기’ 공부 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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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한반도 정책 전망' 주제로 열린 민주연구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한반도 정책 전망' 주제로 열린 민주연구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제46대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바이든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벼락치기 공부’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연일 전문가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며 바이든 시대의 한미 관계에 대한 전망을 공유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6일 국회에서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한반도 정책 전망’ 토론회를 개최했다. 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2시간이 넘는 토론회가 개최된 것은 이례적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낙연 대표는 “(미국 대선 결과는) 우리의 대북 정책을 포함한 한국의 대미 관계 또는 대외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며 “우리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좋은 말씀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도 “지금 같은 시기에는 외교·안보·통상 분야 등에서 여러 가능성을 상정하고 치밀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홍익표 민주연구원장,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 등 민주당 핵심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좌장을 맡은 민 위원장은 “새 행정부가 어떻게 출범돼도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며 “외교 분야, 한미동맹 위주 군사 분야, 남북문제, 경제 문제 등 우리가 준비하고 공조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5일)에도 박성준 의원 주최로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 어디로’ 토론회를 열었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이끄는 민주당 한반도TF는 16일 미국 방문을 준비 중이다. 한반도TF 방미단은 오는 10일 바이든 후보와 과거 인연이 있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조언도 들을 예정이다.

제 46대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 46대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전당적으로 바이든 시대에 대한 대비에 나선 것은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첫 외교 수장을 지낸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전날 토론회에서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북한과 주고받기식 협상을 하려는 의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전 장관은 이어 “바이든 후보는 미국의 국익을 중심으로 외교 정책을 펼치는 전형적이고 전통적인 사람이다. 북한은 법을 어겼고 잘못됐다고 하는 관념이 굉장히 강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한미 간 외교·안보 정책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며 민주당에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양국 진보정당이 만났기에 잘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군사·안보에 있어 진보적 측면이 보이지 못한다“고 말했고, 이 수석연구위원은 ”(바이든이) 동맹과 네트워크를 중시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입장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종전선언이 좌초되지 않을까에 대해서도 부쩍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전문가가 종전선언에 대해 “북한에 대한 선물을 안겨주는 결과만 될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을 문제 삼으며, “70년간의 전쟁상태를 확실하게 끝내는 것은 북한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주는 선물인 거다.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2심 선고와 같은 시각 시작된 이날 토론회에 이낙연 대표는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했다. 잠시 중간에 자리를 비우기도 했던 이 대표는 토론회 말미에 “제가 들락날락한 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 일이 그렇게 돼서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했다”며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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