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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12년전에도 놀라웠다" 박진·조태용·반기문의 기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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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틀 전인 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선거 유세 중 마스크를 내리고 있다. 로이터

대선 이틀 전인 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선거 유세 중 마스크를 내리고 있다. 로이터

승기를 잡은 조 바이든 미국 대선 후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09~2017년 미국 부통령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 진보 진영 인사보다 보수 인사와 좀 더 인연이 있다.

현역 국회의원 중 바이든 후보와 장시간 대화를 나눈 이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다. 박 의원이 2008년 한ㆍ미 의원 외교협회 단장을 맡았을 때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바이든 후보와 미국에서 한 시간가량 독대했다.

박 의원은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언급했고 북한과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북한 인권, 북핵 문제에 대해서 ‘원칙 따라 풀면 답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에 대해 ‘봉쇄(containment)가 아닌 경쟁적 협력(engagement)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또 박 의원은 당시 66세였던 바이든 후보를 보고 “정치 의지가 왕성해 놀라웠다”고 기억했다. 박 의원은 “바이든 후보가 ‘일리노이주에 유망한 40대 상원 의원(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는데, 20살 많은 나에게 부통령을 맡아달라고 한다’고 껄껄 웃었다”며 “얼마 뒤 오바마 대통령 당선으로 부통령을 맡았고, 이번엔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지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2013년 12월 6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해 집현실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3년 12월 6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해 집현실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1일 조 바이든 후보의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유세 때 등장한 바이든·카멀라 해리스부통령 후보 부채. [AFP]

지난 1일 조 바이든 후보의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유세 때 등장한 바이든·카멀라 해리스부통령 후보 부채. [AFP]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바이든 후보에 대한 기억이 있다. 2013년 부통령이던 바이든 후보가 방한했을 때다. 당시 조 의원은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었고 바이든 부통령은 당시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면담을 했다. 조 의원은 “바이든 후보가 한미 우호를 강조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였다”며 “특히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을 강조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바이든 후보와 관계가 좋은 국내 인사로 꼽힌다. 반 전 총장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을 맡기 전부터 유엔 사무총장이었고, 퇴임 시기는 비슷했다.

2015년 11월 15일 반기문 딩시 유엔 사무총장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후 터키 안탈리아 레그넘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G20 정상회의 단체 기념촬영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5년 11월 15일 반기문 딩시 유엔 사무총장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후 터키 안탈리아 레그넘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G20 정상회의 단체 기념촬영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반 전 총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시절 유엔 뉴욕 본부에 자주 들르곤 했었다”며 “속된 말로 재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이고, 여러 국제 사안에 대해 박식한 정치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바이든 후보의 모교인 델라웨어 대학에서 ‘바이든 스쿨’(Biden school of public policy)을 만들었을 때, 바이든 후보가 반 전 총장에게 기조연설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반 전 총장은 “당시 내가 화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바이든 후보의 여동생인 바이든 오언스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선 김대중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1부속실장이던 김한정 의원이 바이든 후보와 김 대통령 면담에 동석한 적 있다.

여당 내에선 ‘한덕수 역할론’도 제기된다. 김대중 정부 시절 총리를 맡았던 한 전 총리는 주미대사 시절 하림그룹이 델라웨어 주의 닭고기 가공업체를 인수할 때 가교 역할을 했다고 한다.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델라웨어 주 상원 의원이든 바이든 후보와 간접적인 인연이 있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한반도 태스크포스(TF)의 방미에 앞서 한 전 총리와 간담회를 갖고 도움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국희ㆍ박해리ㆍ김기정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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