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억 들여 민주화기념관 짓는 대전, 자료는 달랑 사진 4장

대전시 베이스볼 드림파크(프로야구장)와 3·8민주의거 기념관 건립사업이 확정됐다.

베이스볼파크와 3·8 민주의거기념관 #최근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통과

대전시가 건설을 추진중인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감도.[연합뉴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베이스볼드림파크 조성사업과 3·8민주의거 기념관 건립 사업이 최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지방재정 투자심사는 무분별한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사업 시행 전 사업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심사하는 제도다.

프로야구장 건립 위해 종합운동장 헐어

 베이스볼드림파크 조성사업은 기존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새 야구장을 짓는 것이다. 야구장은 지하 1층·지상 4층, 관람석 2만2000석 규모로 2022년 착공해 2024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구단이 사용한다. 총사업비 1579억원 가운데 대전시가 949억원, 한화그룹이 430억원을 부담한다. 나머지 200억원은 정부 예산이다.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관중 없이 경기가 열리고 있다. [뉴스1]

 대전시는 지난해 3월 새 야구장 건립 부지를 기존 한밭종합운동장으로 결정하고, 12월에는 한화이글스와 야구장 건립비용을 투자하는 협약도 체결했다. 대전시는 타당성 조사와 지방재정 중앙 투자심사 등 모든 행정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2021년 시 예산에 100억원을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한밭야구장은 사회인 야구단 등의 경기장이나 각종 공연장으로 쓰겠다고 대전시는 설명했다.

야구장과 종합운동장 짓는데 2788억원

 한밭종합운동장이 철거됨에 따라 대전시는 유성구 학하동에 1209억원을 투입해 종합운동장을 지을 계획이다. 결국 야구장 건설 때문에 2788억원의 예산을 쓰게 된 셈이다. 현재 종합운동장 철거에도 수십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전망이다. 새 종합운동장 조성 전에는 충남대·대전체육고 운동장과 월드컵 보조경기장 등을 활용한다.

 대전시는 당초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대비해서 새로운 스포츠타운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다가 지난 7월에는 2027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유치하겠다고 전략을 바꿨다.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유치될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야구장을 현 위치에 건립하기로 함에 따라 불필요하게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3.8민주의거 첫 기념식이 지난해 3월 8일 오전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렸다. [뉴스1]

3·8의거기념관 자료는 사진 4장이 전부

 3·8민주의거 기념관 건립 사업도 이번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3·8 의거는 1960년 3월 8일 대전고 학생 등이 자유당 정권을 규탄하며 시위한 것을 말한다. 기념관은 대전 중구 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 인근에 지하 1층·지상 4층(건물 면적 3000㎡) 규모로 들어선다. 2024년 3월 8일 개관이 목표다. 대전시는 총사업비 156억원을 투입해 상설·기획전시실과 '과학도시 대전' 위상에 걸맞은 디지털전시실 등으로 꾸밀 계획이다.

 하지만 부실한 컨텐트로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가 확보한 민주의거 관련 자료는 사진 4장 정도다.

 이와 함께 대전시는 빈약한 컨텐트를 보완하기 위해 광주 5·18 민주화운동, 대구 2·28 민주화운동 등 다른 지역 민주화운동 자료도 전시하기로 했다. 또 3·8민주의거 기념관에서 민주화 역사 등에 대해 교육도 한다. 강사는 민주화운동 단체 관계자 등에 맡기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배재대 최호택(행정학과) 교수는 “베이스볼 드림파크나 3·8민주의거 기념관은 불필요하게 많은 예산이 들어가 ‘배보다 배꼽이 큰’ 사업 같다"며 “코로나19 사태 등 비상 상황에서는 사업의 우선순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