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식품 이야기] 토마토

중앙일보

입력

'토마토가 빨개지면 의사의 얼굴이 파래진다'.

토마토가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서양 격언이다. 토마토는 파란 것보다 빨간 것이 건강에 더 유익하다. 그래서 파란 것은 완전히 빨갛게 익힌 다음에 먹는 것이 권장된다.

빨간 토마토엔 리코펜(붉은 색소).베타카로틴(몸 안에 들어가 비타민A로 바뀐다) 등 몸 안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抗)산화물질이 풍부하다.

전문가들은 토마토를 즐겨 먹어야 하는 이유 중 첫번째로 리코펜을 든다. 리코펜은 노화방지.항암.심혈관질환 예방.혈당 저하 효과를 나타낸다(농촌생활연구소 한귀정 연구관).항산화력은 베타카로틴의 두배다.

1천3백명의 유럽 남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리코펜을 많이 섭취하는 집단은 가장 덜 먹는 집단에 비해 심장마비 발생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40세 이상 미국인 4만8천명을 5년간 조사한 결과 토마토 요리를 주 10회 이상 먹은 집단은 주 2회 이하 먹은 집단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45%나 낮았다고 한다.

서구에선 토마토의 리코펜이 폐암.대장암.유방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며 그 증거들을 수집 중이다. 또 토마토가 위벽에 음식이 달라붙는 것을 막아 위암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신선한 토마토엔 리코펜이 많이 들어있으나 그냥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그보다는 열을 가해 조리해 먹는 것이 낫다.

이 과정에서 리코펜이 토마토 세포벽 밖으로 빠져나와 몸에 잘 흡수된다는 것. 토마토 소스에 든 리코펜의 체내 흡수율은 생 토마토의 5배에 달한다.

수박.포도(핑크빛)에도 리코펜이 들어 있으나 그 함량은 토마토의 50%.20% 수준이다.

과일.채소의 중간적인 특성을 지닌 녹황색 채소 토마토. 달지 않고 열량이 낮아 비만.당뇨병 환자에게 안성맞춤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토마토를 곁들이면 위에 부담이 적다. 또 식이섬유인 펙틴이 풍부해 아침에 토마토주스를 마시면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토마토는 또 최적의 비타민C 공급원으로 꼽인다. 한개만 먹으면 하루 필요량의 3분의 2를 충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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