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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전광훈 집회' 인근 맹학교 찾아 "너무너무 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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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3일 서울맹학교를 방문해 “너무너무 미안해 그 얘기를 꼭 전해주고, 나도 꼭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김정숙 여사가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에서 열린 제94주년 점자의날 기념 점자대회에 참석한 뒤 시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과 돌봄을 주제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가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에서 열린 제94주년 점자의날 기념 점자대회에 참석한 뒤 시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과 돌봄을 주제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는 이날 서울맹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 격려한 뒤 “오늘 제가 맹학교에 온다고 했더니 우리 남편이, 대통령이 그랬다”며 이러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김 여사의 이날 서울맹학교 방문은 ‘점자의 날’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김 여사는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다니는 서울맹학교는 제가 사는 청와대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웃”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서울맹학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500m 떨어진 거리에 있다. 이 학교의 학부모들은 지난해 전광훈 목사 등이 청와대 인근에서 시위를 하자 “청각에 의존하는 아이들의 교육권이 침해된다”며 마찰을 빚었다.

김 여사는 이와 관련 “청와대 지척인데 여러 가지 사회적인 시위나 이런 게 뒤편에 있어서 학생들의 교육ㆍ교통에 방해되고, 소음으로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학부모들도 참다 참다 이런 얘기 하신다는 이야기를 매번 들었다”며 “그 고통이 저희도 인근에 있어서, 소음이 너무 뼈저리게 뼛속 깊이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첫 마디가 ‘미안하다’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 “(집회가) 끝나고 나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이제 집안에서 돌봐야 하고 교육해야 하고 이런 것들에 건강도 지키랴, 교육도 같이하랴 학부모의 고생이나 교사들의 노심초사 하시는 마음이 전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가 장애가 아닌, 함께 사는 하나의 사회로 발전될 때 이 사회는 사람이 함께 살고 무장애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시각장애인들의 꿈이 장애물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에서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을 주제로 열린 제94주년 점자의날 기념 점자대회에 참석해 점자찍기 게임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에서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을 주제로 열린 제94주년 점자의날 기념 점자대회에 참석해 점자찍기 게임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여사는 이날 맹학교 학생들과 함께 점자 대회를 참관한 뒤 “우리 아들이 고등학교 때 점자책을, 문학책을 밤새워서 하는 것을 봤다. 그때는 그렇게 관심을 안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점자책이 보통의 문자처럼 아이들에게 활자화돼서 느끼겠지 했는데 오늘 제가 손풀기 해보니 굉장히 어렵다고 느꼈다”며 “다 함께 사는 데 노력을 기울이자는 말씀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 여사는 이날 서울맹학교 전교생에게 보온병과 함께 점자로 적은 카드를 전달했다. 카드에는 졸업생이 학교 담장벽화에 남긴 ‘세상 사람들이 눈으로 길을 볼 때 난 마음으로 세계를 본다’는 말에 이어 “꿈이 닿지 못하는 곳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라는 말이 적혀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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