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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폰 세계 1위 탈환했지만…깊어지는 '중국 고민'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 〈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 〈뉴스1〉

삼성전자가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탈환했다. 중국 브랜드에 밀려 고전하던 인도시장을 비롯해 대부분 지역에서 선전했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이어졌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열리는 5G 스마트폰 시장을 앞두고 삼성의 '중국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브랜드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추이 〈IDC〉

브랜드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추이 〈IDC〉

삼성, 화웨이 내줬던 시장 1위 되찾아와 

1일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2.7%로 지난 2분기에 화웨이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출하량은 80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는 같은 기간 출하량이 22% 급락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화웨이의 3분기 시장 점유율은 14.7%로 전 분기보다 5.3%포인트 하락했다. 샤오미는 출하량이 42% 증가하며 점유율 13.1%로 애플(11.8%)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현황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현황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 3분기 시장 점유율 22% 넘어  

앞서 발표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에서도 삼성전자는 3분기 시장점유율 22%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업체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79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전 분기 대비 47% 증가했다. 다음은 화웨이(14%), 샤오미(13%), 애플(11%), 오포(8%), 비보(8%) 순이었다. LG전자의 점유율은 2%였다.

중국 브랜드에 고전하던 인도 시장 1위 탈환  

삼성전자가 3분기 시장 1위를 탈환한 데는 화웨이의 추락과 더불어 인도 시장 영향이 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4%로 샤오미(23%)를 제치고 2년 만에 1위로 올라섰다. 피처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22%로 샤오미(15%), 비보(11%), 리얼미(10%) 등 중국 브랜드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은 인도에서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1위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 초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 취임 후 ‘친디아(중국+인도)’ 시장 점유율 회복에 공을 들여왔다. 노 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 인도는 여전히 삼성 모바일에 중요한 시장”이라며 “작년 한 해 많은 준비를 했고, 올해부터 서서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시노리서치〉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시노리서치〉

삼성, 3분기 중국시장 점유율 고작 1.2%  

하지만 중국 시장은 삼성에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36.3%를 차지한 화웨이다. 상반기(40.2%)보다 크게 줄었지만 1위를 유지했다. 2위는 17.5%를 차지한 비보다. 다음은 오포(16%), 샤오미(14.8%) 순이었다. 애플은 외산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점유율(10.2%)을 기록하며 5위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1.5%)보다 더 줄었다.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中 부진 이어지면 글로벌 점유율 하락 불가피  

중국에서의 부진은 향후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내년 5G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6억350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3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5G폰 판매 비중(15.4%)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전 세계 5G 스마트폰 판매량 중 절반 가까이는 중국에서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시장조사업체들은 2020년 말 중국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중 5G폰 비중은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애플이 첫 5G폰인 아이폰12를 출시하고 샤오미와 비보·오포·리얼미 등 중국 브랜드가 공격적인 5G폰 영업에 나서면서 삼성의 북미·유럽·동남아시장 점유율이 위협받는 가운데, 중국에서 부진이 이어지면 삼성의 글로벌 점유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삼성전자 매장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삼성전자 매장 〈삼성전자 제공〉

특단의 대책 없인 中 점유율 회복 어려워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은 한때 중국에서 20%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지만, 스마트폰 간의 기술 차별화가 줄면서 가성비를 추구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멀어졌다”며 “삼성은 과거 프리미엄폰 위주의 오프라인 채널 중심 전략을 취했지만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3·4선 지방 도시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삼성의 영향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중국에서의 점유율 회복이 어렵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29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5억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별 특성에 맞는 라인업을 운영해 고객 선택 폭을 넓히고 글로벌 탑 티어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판매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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