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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조금만 절개하는 `최소 성형수술` 도입 급증

중앙일보

입력

#1 40대 초반인 나이에도 유난히 얼굴 주름이 많은 김모씨. 얼굴의 절반을 절제해야 하는 종래 방법을 쓴다면 그는 주름살 제거수술을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름살 제거 수술에 내시경이 도입되면서 그는 두피(頭皮)에 몇개의 구멍을 뚫는 것만으로 10년 이상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갔다.

#2 가슴이 적어 노출의 계절만 오면 '쭉쭉빵빵'한 친구들이 부러운 박모(21)양.

유방확대 수술을 받고 싶지만 현재 시술되고 있는 대부분의 유방확대 수술이 겨드랑이 절개법이라는 것을 알고는 선뜻 수술이 내키지 않았다. 그녀가 결국 선택한 방법은 흉터가 보이지 않는 유두(乳頭)둘레 절개법.

'작은 흉터, 큰 만족'
요즘 성형분야에 부는 새로운 바람이다. 피부를 작게 째고, 신경이나 혈관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미용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새 바람의 주역은 역시 내시경이다.

● 수술시간 짧고 회복 빨라

◇내시경 성형

지난해 미국성형외과학회지 11월호는 서울 압구정필 성형외과 김잉곤 원장(당시 한양대의대 교수)의 '내시경을 이용한 동양인의 얼굴주름살 성형술'이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종래 절제식 주름살 성형은 양쪽 귀 뒤쪽에서부터 이마에 이르는 피부를 절개, 피부를 당긴 후 잘라내고 봉합했다.

그러나 내시경 주름살 성형술은 이마 위 머리카락이 난 두피에 직경 1~2㎝의 구멍 세개만 뚫으면 된다. 구멍 한 곳으로는 내시경과 빛을 내는 광원, 비디오 카메라를 넣고 다른 한 쪽으로는 공간확보를 위한 기구와 수술도구를 집어넣어 작업을 한다.

의사는 모니터를 보며 피부 안쪽에서 늘어진 근육 등 연부 조직을 뼈로부터 분리해내 당긴 뒤 머리뼈에 고정시키는 것이다.

내시경 성형은 출혈과 흉터를 최소화하는 것 외에도 수술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김원장은 "몇년 사이 얼굴 주름 뿐 아니라 눈썹을 올린다거나 유방 성형.복부 성형.종아리 근육절제 등으로 적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종아리 근육절제술은 다리에 알통이 나온 여성이 대상. 오금부위 안쪽과 바깥쪽에 1.5㎝를 절개한 뒤 내시경을 집어넣어 양쪽 장딴지 근육을 적절히 떼어낸다.

아기를 낳은 여성의 고민거리인 불룩해진 아랫배도 내시경 수술의 적용대상이다. 출산 후 아랫배가 늘어지는 것은 배를 조여주는 복부근육이 얇아지기 때문.

세인성형외과 차상면 원장은 "임신 전 두께가 5~10㎜이던 복근은 만삭이 됐을 때 종잇장처럼 얇아져 출산 후에도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과거 복근 수술은 적어도 20~30㎝ 복부를 절개한 뒤 근육을 모아 묶어주어야 했다. 그러나 내시경 복부성형은 배꼽에 1.5㎝ 정도 구멍을 뚫은 후 위에서부터 늘어진 복근을 묶어줘 쉽게 교정한다는 것.

◇다른 기법들

내시경 수술은 아니지만 수술도구 개선과 아이디어만으로도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법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유방확대 수술은 유방 아래쪽을 작게 절개하거나 겨드랑이를 통해 접근했다. 그러다 보니 크지는 않더라도 흉터가 남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그러나 유두둘레 접근법은 젖꼭지 둘레를 째 보형물(생리식염수 백)을 집어넣기 때문에 아문 뒤 육안으로는 흉터가 식별되지 않는다.

젖꼭지 아래쪽을 U자형으로 절개한 뒤 유방 피부 아래층을 따라 대흉근 아래쪽까지 길을 만들어 백을 말아 집어넣은 뒤 생리식염수를 채워 백을 부풀리는 방법이다.

지난해 대한성형외과학술대회에서 이 방법을 소개한 이정 성형외과 이은정 원장은 "흉터가 안보인다는 장점뿐 아니라 겨드랑이에서 대흉근에 이르는 인위적인 통로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수술이 간단하고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유방이 너무 커 축소해야 하는 경우에도 과거처럼 유방을 T자형으로 절개하지 않고, 유륜 둘레로 절개하는 수술이 대중화되고 있다.

네오성형외과 심형보 원장은 "젖꼭지 둘레를 둥글게 절개한 후 비대한 유방조직을 잘라내는 방법"이라며 "흉터가 안보이는 것은 물론 시술이 간단해 당일 수술.퇴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만환자에 대한 지방흡입술도 기구가 발달하면서 절개부위를 줄이면서 지방흡입량은 늘리는 등 발전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초음파 지방흡입기의 등장.

예성형외과 반제상 원장은 "기계식이나 진동식보다 지방을 잘게 녹여 흡입기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시술 후 피부가 울퉁불퉁하지 않고,한꺼번에 2천~3천㏄를 뽑아낼 수 있다"며 "흡입기의 관이 작아져 흉터도 과거 7㎜에서 3㎜로 작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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