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檢, 라임 자금 흐름 추적 위해 KB증권 세번째 압수수색

중앙일보

입력

28일 오후 1조 6천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태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28일 오후 1조 6천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태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라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KB증권 본사를 다시 압수수색한 건 특히 라임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28일 KB증권 압수수색은 지난 2월과 6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이다. KB증권은 라임자산운용이 설계한 펀드를 판매한 회사이자, 총수익스와프(TRS)를 제공하는 증권사다. TRS는 증권사가 펀드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자금이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은 라임의 플루토FI-D1호의 자금을 기반으로 상품을 만든 기획·판매한 상품기획부·세일즈 부서와, 라임자산운용과 체결한 TRS를 운용하는 델타원솔루션본부, TRS 대출 제한을 지시한 리스크관리부문은 물론 자금·회계 담당 부서까지 전방위로 진행됐다. 서울남부지검은 29일 “지난 2월은 해외 펀드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압수수색이었다면, 이번 압수수색은 국내 자산에 투자한 펀드를 수사하는 과정”이라고 구분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총 1조7226억원을 4개의 ‘모(母)펀드’에 투입한 뒤 자산을 굴렸다. 이중 2개의 모펀드(플루토TF-1호와 크레디트인슈어드1호)가 해외 자산 투자를, 나머지 2개의 모펀드(테티스2호·플루토FI-D1호)가 국내 투자를 맡았다. 지난 2월은 전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후자에 초점을 맞췄다는 뜻이다. 테티스2호와 플루토FI-D1호의 펀드 설정 규모는 1조2354억원에 달한다. 특히 검찰은 국내 투자용 펀드인 테티스 2호와 플루토FI-D1호에서 1200억원대의 자금이 간접투자 형식으로 해외로 빼돌려진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라임 관계자들이 국내 투자를 담당하는 2개의 모펀드를 활용해서 펀드 부실을 감췄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다. 테티스2호가 투자한 국내 상장사 채권이 부실화하면, 플루토FI-D1호가 투자한 기업이 나서 부실을 메우는 방식으로 라임 펀드 수익률을 유지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라임 사라진 9300억의 행방…"부실 펀드 막음용으로 사용"

이 과정에서 KB증권은 라임자산운용과 라임자산운용의 아바타 운용사(포트코리아자산운용)에 TRS 대출을 제공했다. 때문에 검찰은 KB증권이 사전에 라임자산운용 국내 투자 펀드의 부실을 인지했을 가능성과, 이를 알고도 소비자에게 테티스2호를 자산으로 구성한 금융상품을 판매했는지 수사 중이다.

28일 오후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28일 오후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형사6부가 진행한 두 차례 수색과 별개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도 지난 6월 KB증권을 압수수색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자금이 흘러 들어간 코스닥 상장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다. 당시 검찰은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의 운용 지시에 따라, KB증권이 에이프런티어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사실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라임 펀드 사기와 관련해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을 제재할 방침이다. 현재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등이 제재 대상으로 포함되어 있다. 금융감독원은 29일 KB증권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이우림ㆍ문희철 기자 yi.wool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