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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하니 되살아났다…폐교 위기 '작은학교 살리기' 실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매년 학생 수가 줄어들어 폐교위기에 놓인 시골의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영·호남이 손을 잡았다.

 농촌유토피아연구소는 29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영호남의 폐교위기 학교 살리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 참여한 곳은 경남 함양군과 거창군, 전북 무주군과 남원시의 5개 학교다.

 농촌유토피아연구소는 “면 단위의 폐교위기에 처한 작은 학교 살리기를 통해 농촌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다”며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작은 시골학교가 폐교위기에서 벗어난 데 그치지 않고 마을을 되살리는 역할을 한 곳은 경남 함양군 서하면의 서하초등학교였다.

지난 1999년 3월 전남 고흥군 두원면 두원초등학교는 학생 감소로 문을 닫았다. 지난해 3월 학교를 찾은 주민이 지난해 수풀로 우거진 채 방치된 교정을 바라보고 있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999년 3월 전남 고흥군 두원면 두원초등학교는 학생 감소로 문을 닫았다. 지난해 3월 학교를 찾은 주민이 지난해 수풀로 우거진 채 방치된 교정을 바라보고 있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프리랜서 장정필

 서하초등학교에 등교하는 학생은 지난해 11월만 해도 1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학생 수는 30명으로 늘어났다. 불과 1년 사이 학생 수가 늘어난 이유는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 덕분이었다. 학생 수를 늘리기 위해선 전입생이 필요한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서하면에 텃밭이 딸린 임대주택을 지어줬다. 주택 마련 외에도 일자리도 제공했다.

 농어업협력재단에서는 청년창업지원센터를 만들어주기로 하면서 서울과 부산, 대전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연구소 측은 “학생 전입 여파로 늘어난 인구 54명 중에는 이번에 태어난 아기도 있다”며 “오랜만에 시골 동네에서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농촌유토피아연구소는 “서하초의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영·호남의 인접한 가북초와 부당초, 사매초, 신원초 등 4개 초등학교가 교육문화 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 프로그램 교환을 비롯해 학생 교황방문 등을 통해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의 초등학교 4곳이 교육과 주거, 일자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게 된다.

 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은 “작은 학교 살리기를 통해 시골공동체가 제대로 살아날 수 있다”며 “작은 학교살리기가 비록 우리나라의 모든 교육문제와 농촌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큰 연장은 아니지만, 그 큰 연장을 만드는 작은 연장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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