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1억원 이상 수입차가 3만대를 넘어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2003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한 해에 3만대가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9월까지 국내에서 1억원 이상 수입차는 3만929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8857대)에 비해 64% 증가했다. 이 가운데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는 8150대 판매돼 지난해 6069대에 비해 34.3% 늘었다. 5000만~1억원대는 10만8574대로 지난해(10만8589대)와 비슷했다.
5000만원 이상 시장 수입차 점유율 63%
5000만원 이상 차량만 놓고 보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 비해 수입차 우위가 도드라졌다. 9월까지 5000만원 이상 차량 판매는 수입차 13만9503대, 국산차 8만1773대로 수입차 점유율이 63%에 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전체 신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17.5%다.
5000만원 이하 시장에서도 수입차 성장세는 가파르다. 4000만~5000만원대 수입차는 9월까지 3만1871대 팔려 지난해(2만969대)보다 52% 늘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4000만~5000만원 가격대에서 국산차보다 수입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느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젊은 층 타깃’ 4000만원 미만 시장도 수입차 증가
국산차와 본격적으로 경쟁한다고 볼 수 있는 4000만원 미만 가격대에서도 수입차는 지난해(1만8641대)보다 9.3% 증가한 2만368대가 팔렸다. 수입차 업체들도 이런 추세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아예 ‘수입차의 대중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최근 2000만원대 준중형 세단 제타의 신형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푸조의 전기차 e-208도 정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감안하면 2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이 밖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각각 A클래스와 1시리즈를 어필하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수입차 판매 1위 벤츠의 9월 현재 판매량은 5만3571대로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이 4.2%였다. 르노삼성(4.1%)이나 한국GM(3.9%)보다 높았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