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전 금식시간 너무 길면 저혈당·탈수 일으켜

중앙일보

입력

수술 전 환자에게 요구되고 있는 금식시간이 너무 길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댈러스 장노교병원의 지네트 크렌쇼 박사는 '간호 저널' 5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일부 환자들은 수술 전 20시간 넘게 금식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심한 배고픔, 두통, 탈수, 저혈당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환자들에게 결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크렌쇼 박사는 작년말에서 금년초 사이에 댈러스 장노교병원의 수술환자 1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평균적으로 수술 전 금식시간이 12시간(음료)-14시간(고형음식)으로 나타났으며 한 환자는 20시간 동안 아무 것도 못 마시고 두 환자는 무려 37시간 동안 식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크렌쇼 박사는 금식시간을 단축해도 수술 중 구토나 폐 흡인 위험은 증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폐 흡인이란 위장 속의 내용물이 폐로 들어가는 치명적인 경우로 이런 일은 매우 드물다.

미국마취학회(ASA)는 1999년 수술 전 금식시간 지침을 수정해 블랙 커피, 홍차, 사과주스, 탄산음료는 수술 2시간 전까지, 홍차와 토스트 같은 가벼운 아침식사는 수술 6시간 전까지, 무거운 식사는 수술 8시간 전까지는 허용하도록 했다.

크렌쇼 박사는 의료기관들은 ASA의 새로운 지침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댈러스 장노교병원은 ASA의 새로운 지침에 따라 수술환자의 금식시간을 변경하고 있으나 특정 수술을 앞둔 건강한 환자에게만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요 클리닉 마취과장 마크 워너 박사는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수술환자의 금식시간을 완화할 경우 수술 스케줄을 신축성있게 운용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수술 예정은 뒤로 미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앞당겨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워너 박사는 일부 환자의 경우 수술 몇 시간 전 블랙 커피나 홍차를 한 잔 마시면 카페인 금단증상인 두통과 구토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댈러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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