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근 10년간 독감 접종 후 사망 25명…"1명만 인과관계 인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약 10년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으로 사망을 신고한 사람은 25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명만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됐고 나머지는 대부분 평소 앓고 있던 지병(기저질환)의 영향이 큰 것으로 결론 났다.

2017~2019년 3년간 2명씩 신고돼

13일 서울 서구 화곡동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시민들이 접종 접수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13일 서울 서구 화곡동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시민들이 접종 접수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21일 질병관리청이 밝힌 ‘연도별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 신고현황’에 따르면 2009년 8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012년과 2016년 두 해를 제외하고 매년 적게는 1명, 많게는 5명까지 접종 후 사망 신고가 보고됐다. 2009~2019년 총 25명으로 최근 3년(2017~2019년)간은 매년 2명씩 있었다.

다만 지금껏 백신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사례는 한 건에 불과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상 반응이 있다고 인정된 사례는 1건”이라며 “2009년에 접종했던 만 65세 여성 접종자로 (접종) 3일 후부터 근력저하 증상이 생겨 결국 밀러피셔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 하는 중에 흡인성 폐렴이 발생해 그다음 해 2월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백신과의 연관성이 확인돼 피해보상이 인정됐다. 당국에 따르면 이 사망자는 백신 접종 전 특이 기저질환은 없었다고 한다.

이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저질환과의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청장은 “심장질환이거나 뇌졸중 같은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인이 확인돼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아닌 것으로 그렇게 정리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 접종을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 접종을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무료 독감 백신을 지난해 3가에서 올해 4가로 변경한 영향은 없는지와 관련해선 정 청장은 “임상적으로 3가 백신과 4가 백신 간 안전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수에 따라 독감 백신은 크게 3가와 4가 백신으로 나뉘는데 3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1종을 예방하고, 4가 백신은 여기에 B형 바이러스 1종을 추가로 해 A형과 B형을 각 2가지씩 예방한다.

독감 백신 들어보이는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독감 백신 들어보이는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정 청장은 올해 유난히 사망 보고가 많은 이유에 대해 “첫 번째 사망신고 사례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예방접종 후의 이상 반응에 대한 인식이(높아지거)나 신고가 많아진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르신 접종량이 늘면서 3일 동안 300만 명 정도가 예방접종했다”며 “그 과정에서 안전한 예방접종이 이뤄졌는지 과정에 대한 평가나 점검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정 청장은 다만 “제품명이나 로트번호, 의료기관이나 기저질환 내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구조적인 오류나 결함으로 생기는 예방접종의 이상 반응 사례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예방접종은 계속 진행하는 게 맞다. 특히 고령의 어르신과 기저 질환자, 어린이들은 인플루엔자의 고위험군이고 폐렴이나 다른 합병증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안전한 수칙을 준수하면서 예방접종을 계속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20일 기준 올해 독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신고된 건수는 총 431건이다. 유료 접종자가 154명, 무료접종자가 277명으로 사망을 제외한 구체적 이상반응은 ▶국소 반응 111건 ▶알레르기 119건 ▶발열 93건 ▶기타 104건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