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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20개, 너무 힘들어요" 숨진 택배기사의 새벽4시 문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36세 택배 기사가 사고 며칠 전 새벽 4시쯤 동료에게 남긴 “(배달 물량이 많아) 너무 힘들다”는 문자가 공개됐다. 이 때문에 과로가 사망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택배노조가 18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생전 김모씨의 문자메시지는 8일 새벽 4시28분에 올라왔다. 김씨는 “오늘 180개 들고 다 치지도(처리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 집에 가면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또 물건 정리해야 한다”며 “어제도 2시에 집에 도착했다. 너무 힘들다”고 적었다.

[택배노조 페이스북 캡쳐]

[택배노조 페이스북 캡쳐]

택배노조는 “김씨가 심야, 새벽까지 많게는 하루 400개 이상의 물량을 배송했다. 한진택배는 CJ대한통운보다 한 명당 맡는 구역이 넓어 체감 물량은 2~3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이 끝나면 새벽 5시’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는 점을 들어 과로가 사망 원인일 확률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진택배 측은 김씨가 과로가 아닌 평소 지병 때문에 숨졌다고 반박했다. 한진택배 측은 “김씨의 평소 배달량은 하루 200상자 정도로 동료들보다 적은 편”이라며 “국과수 부검 결과 평소 지병(심장혈관장애)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에서 근무하던 김씨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김씨 유가족과 함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 및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사망한 택배노동자는 10명이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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