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영역에서의 레이저 치료

중앙일보

입력

레이저는 과연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처럼 신비의 힘을 지닌 마법의 기계인가?

레이저(LASER)는 light amplification by the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약자로서 강력한 세기의 광에너지를 방출하는 장치이다.

의료용 레이저는 초창기부터 주로 피부과와 안과 분야 질환의 치료에 적용되어 그 결과 이들 분야에서 많은 기술의 진보가 있었다.

피부과 분야에서는 1963년에 화염상 모반의 치료에 루비 레이저 및 아르곤 레이저가 최초로 시도되었고 1970년대 중반부터는 혈관성 병변, 색소성 질환 및 종양의 치료에 아르곤과 이산화탄소 레이저가 본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레이저가 개발되어 과거에 치료가 불가능하였거나 어려웠던 여러 가지 피부질환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피부과 영역에서 사용되는 레이저

현재 피부과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레이저는 크게 색소성 질환 및 문신 치료에 이용되는 각종 레이저, 혈관성 질환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여러 레이저, 제모 레이저, 그리고 각종 피부 종양, 흉터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이산화탄소 레이저, 어비윰 야그 레이저 등이 있다.

이산화탄소 레이저나 어비움 야그 레이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레이저들은 피부에서 특정 파장만을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발색단에 작용을 하여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발색단에는 적혈구속의 헤모글로빈, 멜라닌 색소, 문신 입자 등이 있으며 예를 들어 혈관 병변에 주로 사용되는 버사펄스 레이저, 색소 레이저, 구리 증기(Copper vapor)레이저, 아곤 레이저 등은 헤모글로빈이 발색단이 되고, 색소 병변에 사용되는 큐스위치 방식의 레이저들(큐 스위치 루비 레이저, 알렉산드라이트 레이저, 큐 스위치 엔디 야그 레이저 등)에서는 멜라닌이 발색단이 된다.

이러한 레이저들은 발색단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고 주위조직에 영향을 적게 미치기 때문에 혈관종, 모세혈관 확장증, 화염상 모반 등의 혈관병변 및 문신, 오타 모반, 잡티, 주근깨, 검버섯 등의 색소성 질환을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한편 이산화탄소 레이저, 어비윰 야그 레이저 등은 특별한 발색단이 없으며 주로 피부 조직의 수분에 흡수되어 그 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일반적인 피부과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레이저로 치료 가능한 피부 질환

    1. 피부 혈관성 질환
    화염상 모반, 딸기 혈관종, 모세혈관 확장증(안면 홍조, 딸기코), 기타 혈관 질환(거미혈관종, 루비반점, 혈관종, 여드름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붉은 흉터, 사마귀등)

    2. 피부 색소성 질환
    오타모반, 검버섯, 주근깨, 기미, 기타 색소성 질환(밀크커피색 반점, 흑자, 한공 각화증,염증 후 색소 침착, 잡티 등)

    3. 레이저를 이용한 문신 치료
    4. 레이저를 이용한 제모술
    5. 레이저를 이용한 주름, 흉터의 교정(레이저 박피)
    6. 기타 피부 질환의 레이저 치료
    화상이나 대상 포진, 피부 궤양, 급성 염증성 질환의 치료에 헬륨네온 레이저가 보조적인 치료 수단으로 이용되는 등 피부과 영역에서의 레이저 이용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앞으로 레이저를 이용하여 잔주름, 노화 피부 등을 개선하는 피부 재생술(photorejuvenation) 등 새로운 레이저들의 계속적인 출현이 기대되고 있다.


레이저 치료는 만능인가?

최근에는 각종 매체, 인터넷 등을 통해 최신 레이저 치료법들이 속속 소개되고 그 효과가 상당히 부풀려져 일반인들의 가슴속에 레이저 치료가 마치 마법과도 같이 왜곡된 이미지로 심어지는 경우가 많다.

레이저는 현대 의학이 낳은 최첨단 장비로서 기존의 방법들로는 치료가 어려운 각종 피부 질환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였지만 모든 질환들을 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며 여러 가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레이저 치료 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첫째, 경제적인 측면인데 질병에 따라 1회의 치료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차례의 반복 치료가 필요한 질환도 있으므로 전체적인 치료 비용을 미리 고려하여 치료에 임하여야 한다. 치료를 하다가 경제적인 문제로 중간에 그만 둔다면 아니한만 못할 것이다.

둘째,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 있는 반면에 어느 정도까지의 개선만 가능한 경우도 있다. 화염상 모반의 경우 개인적 차이와 레이저의 우열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70% 정도의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되어있다.

흉터에 대한 레이저 박피술의 경우도 대개 1회 시술로 50%의 효과를 목표로 시행하게 되고 완전한 정상 피부로의 회복은 일어나지 않는다.

셋째, 레이저 치료시 모든 레이저는 같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따라서 레이저 클리닉이라고 간판을 달아놓은 병원에 무턱대고 들어가서 충동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은 곤란하고 자신의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레이저가 무엇인가 여러 채널을 통해 알아본 후 여러 가지 첨단 레이저를 갖춘 피부과 전문의를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여러가지 색상의 문신의 경우 한가지의 큐스위치 레이저로 치료할 수는 없고 색상별로 적절한 레이저를 선택하여 치료해야 할 것이다.

넷째, 레이저 치료시 부작용을 항상 생각하여야 한다. 아무리 좋은 레이저라도 시술 후 색소 침착, 색소 탈실, 홍반, 흉터, 감염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치료 전 부작용과 치료 경과에 대한 자세한 상담을 하도록 하자.

다섯째, 치료 후 회복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1주일 휴가 냈으니 레이저 박피 해달라고 조르는 분들이 종종 있다. 물론 치료 종류에 따라 일상 생활에 거의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다. 제모나 모세 혈관 확장증 같은 경우 치료 후 곧바로 사회 활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1달 이상 사회 활동에 지장을 받는 치료법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이상에서 나열한 것처럼 레이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환상을 가져서는 안되고 피부과 전문의와 자세한 상담 후 자신의 병에 적합한 치료를 받는다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만족할 만한 치료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