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 유발 호르몬 발견

중앙일보

입력

배고픔을 유발해 음식섭취량을 크게 증가시키는 이른바 '기아(飢餓) 호르몬'이 영국 연구팀에 의해 분리되었다고 BBC방송이 11일보도했다.

그렐린(Ghrelin)이라고 명명된 이 호르몬은 런던에 있는 임페리얼 대학과 해머스미스 병원 연구팀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암 환자의 경우 처럼 식욕이 없어 너무 먹지 못하는 사람과 과식으로 비만상태가 된 사람들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이 방송은 전했다.

임페리얼 대학의 앨리슨 렌 박사는 일단의 남녀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는 그렐린, 또 다른 그룹에게는 위약을 투여하고 먹고 싶은 만큼 마음대로 먹게하고 일주일 후에는 이 두 그룹을 서로 바꾸어 그렐린과 위약을 투여한 결과 그렐린 그룹이 비교그룹에 비해 칼로리 섭취량이 평균 28%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렌 박사는 이 정도의 칼로리 섭취량 증가가 장기간 계속되면 엄청난 체중 증가로 나타난다고 말하고 예를 들어 체중이 75kg인 사람이 10년동안 칼로리 섭취량을 1%만 늘려도 체중은 15kg이 불어난다고 밝혔다.

렌 박사는 지금까지는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가 없었지만 그렐린을 조절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하면 비만 치료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머스미스 병원의 스티브 블룸 박사는 그렐린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은 비만은 물론 암 환자의 경우 처럼 식욕 상실에 의한 영양실조를 치료하는데도 이용될 수있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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