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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첫 5나노 '엑시노스' 칩셋, 중국 5G폰에 가장 먼저 탑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의 자체개발 칩셋 '엑시노스'. [사진 삼성전자]

삼성의 자체개발 칩셋 '엑시노스'. [사진 삼성전자]

삼성이 5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최신 공정으로 개발한 첫 모바일용 칩셋을 중국 스마트폰 업체 ‘비보’에 가장 먼저 공급한다. 삼성의 5나노 칩 출시 일정이 외부에 공개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비보는 화웨이·오포·샤오미와 함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빅 4’ 메이커로 불린다.

삼성의 5나노 칩 출시 일정, 처음으로 공개돼

12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나노 공정으로 개발한 ‘엑시노스 1080’을 내년 1분기(1~3월) 발매될 비보의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X60' 용도로 납품한다. 중국에서 대형 고객을 확보하려는 삼성전자와 저렴한 가격에 경쟁력 있는 칩셋을 확보하려는 스마트폰업체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들어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5G 모뎀까지 결합한 원칩 ‘엑시노스 980’을 비보에 가장 먼저 납품했다.

삼성은 중국시장에서 스마트폰·TV 등 기업-소비자(B2C) 시장 대신, 반도체·첨단기술 위주의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집중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비보·오포의 경우, 예전에는 대만의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 미디어텍의 중급 사양 칩셋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삼성의 칩셋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

비보 주최 행사에 참석한 판슈에바오(潘学宝) 삼성전자 중국 반도체연구소 상무는 지난 7일 ’엑시노스1080은 최신 5나노 공정 기술을 사용하고, 벤치마크(성능 테스트) 점수도 퀄컴 스냅드래곤 865보다 높다“고 밝혔다. [사진 아이스유니버스 트위터 계정]

비보 주최 행사에 참석한 판슈에바오(潘学宝) 삼성전자 중국 반도체연구소 상무는 지난 7일 ’엑시노스1080은 최신 5나노 공정 기술을 사용하고, 벤치마크(성능 테스트) 점수도 퀄컴 스냅드래곤 865보다 높다“고 밝혔다. [사진 아이스유니버스 트위터 계정]

지난 7일 비보 주최 행사에 참석한 판슈에바오(潘学宝) 삼성전자 중국 반도체연구소 상무는 “엑시노스1080은 최신 5나노 공정 기술을 사용하고, 벤치마크(성능 테스트) 점수도 퀄컴 스냅드래곤 865보다 높다”고 밝혔다. 스냅드래곤 865는 퀄컴의 올해 최상급 칩셋으로 애플의 A칩을 제외하곤 현존 최고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절치부심 끝에 나오는 '엑시노스 2100' 

삼성전자는 내년에 자체개발 칩셋 ‘엑시노스’의 5나노 제품을 최소 두 개 이상 내놓을 계획이다. 최상급 제품은 2021년 출시를 기념하는 ‘엑시노스 2100’(가칭)으로 파악됐다. 삼성 안팎에 따르면 엑시노스 2100은 올해 최상급 칩셋(엑시노스 990)과 비교해 CPU에서 비약적 성능 향상을 기록했다. 내부 CPU 개발팀(몽구스 팀)을 해체하고,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코어텍스 설계도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레퍼런스 칩’ 전략을 택한 덕분이다.

올해 7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삼성의 엑시노스 990은 스냅드래곤 865와 비교해 성능 격차가 뚜렷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갤럭시S20, 노트20의 내수 판매분에 잇따라 스냅드래곤을 택한 이유다. 다만, 삼성이 CPU 내부개발 방침을 포기하면서 엑시노스 2100은 갤럭시 차기작에도 다수 탑재될 전망이 나온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엑시노스2100은 갤럭시S21의 내수, 유럽 판매분에도 들어가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 간 비중이 5대 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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