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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첫 금, 삶 자체가 한국 마라톤 역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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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최윤칠

최윤칠

마라톤 전설 최윤칠(사진) 대한육상연맹 고문이 8일 별세했다. 93세.

최윤칠 대한육상연맹 고문 별세

1928년 함경남도 단천군에서 태어난 최 고문은 일제강점기 정상급 장거리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1948년 당대 최고의 마라토너 서윤복에 이은 2위로 그해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박 21일의 고된 여정 끝에 런던에 도착한 최 고문은 8월 7일 열린 마라톤 경기에서 38㎞까지 선두로 달리다 결승선을 3㎞ 정도 앞두고 근육 경련으로 기권했다. 최 고문이 35㎞를 2시간06분02초, 1위로 통과한 것을 증명하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인은 1950년 보스턴마라톤에서 함기용, 송길윤에 이어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두 번째 올림픽 도전인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올림픽에선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최윤칠 고문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체육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1954년 마닐라 아시안게임 1500m에 출전해 3분56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었다. 50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은퇴 이후에는 한국 마라톤 대표팀 코치, 육상대표팀 코치를 지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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