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부 관계자들 “조성길 부친은 조춘형 전 콩고 대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정감사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정감사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해 7월 국내 입국했던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부친이 조연준 전 노동당 검열위원장이라는 10월 8일자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해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8일 밝혔다.

본지 ‘조연준 보도’에 “사실 아니다” #태영호 “조씨 부친 30년쯤 전 작고” #북, 조씨 잠적 직후 귀국 계속 종용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조 전 대사대리 부친의 신원에 대해 “정보 판단을 종합해볼 때 조연준 전 노동당 검열위원장이 아니라 조춘형 전 콩고 주재 북한 대사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 전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의 북한 대사관을 떠난 뒤 7~8개월 동안 제3국을 떠돌다가 한국 대사관으로 부부가 함께 왔다. 정부는 부부가 북한에 남겨둔 딸의 안위를 걱정해 그의 입국과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2018년 11월 조 전 대사대리의 잠적 이후 부친의 신원과 관련해 당국 일각에서 조연준 당시 검열위원장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조 전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에서 잠적했던 사실을 2019년 1월 보도한 이후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조 전 대사대리의 부친이 조 전 검열위원장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이를 8일자로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조 전 대사대리가 국내에 들어와 있던 최근 취재에서도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8일 당국자들의 설명은 중앙일보 보도와 배치된다. 정보당국은 조 전 대사대리의 부친이 조 전 검열위원장이 아닌 쪽으로 최종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 전 대사대리처럼 유럽 지역 북한 공관에서 근무하다 2016년 한국에 온 태영호(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조 전 대사대리의 부친은 이미 작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태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의 부친은 30년쯤 전에 돌아가셨다”며 “부친은 북한 외무성 출신 대사였고, 그의 장인도 대사였다. 동료 사이에서 자신들의 아들과 딸을 서로 결혼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전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이후 7~8개월 동안 서방 국가로의 망명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 귀국을 종용하자 “남조선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북한에 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대북 소식통은 “조 전 대사대리가 잠적한 이후 북한은 ‘당의 배려로 용서해 줄 테니 돌아오라’거나 ‘특정 국가의 중국 대사관으로 가라’고 압박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 전 대사대리는 북한 당국에 ‘남조선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아닌 제3국에 정착하면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 대한 처벌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