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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낸 자장면 값, 30%는 배달앱 수수료였네

중앙일보

입력

1만원짜리 음식을 배달시켜 먹으면 이 중 3000원(30%)은 배달앱 수수료로 나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음식점에 돌아가는 돈은 70% 안팎에 그쳤다. 재료비와 임대료, 인건비, 세금 등을 빼면 실제 업주에게 가는 수익은 더 적었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엄태영 의원(국민의힘)이 주요 배달앱 3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내용이다. 2㎞ 거리에 있는 음식점에서 2만원어치를 시켜먹는다면 가게에 가는 돈은 1만3400원(67%)~1만4600원(73%)이다. 나머지 5400원(27%)~ 6600원(33%)은 배달앱으로 주문을 받을 때 배달앱 회사에 내야 하는 중개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 광고료다.

지난 4월 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뉴스1

지난 4월 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뉴스1

실제 A 배달앱 통계를 보면 지난 1~8월 서울 지역 입점 가게의 주문 건수 중위값은 월 평균 37건에 불과했다. 주문 건수별로 줄을 세웠을 때 한 가운데에 있는 가게에 들어온 주문건수다. 평균 수준의 주문을 받는 경우 주문 건당 36%(2만원 기준 7200원)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엄태영 의원은 “비대면 산업의 발달로 배달앱을 활용한 주문과 거래액이 늘어나며 배달앱사들이 음식업종 소상공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졌다”며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도 한층 커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배달앱 이용 등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조67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7587억원)나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직접 가게를 찾는 대신 앱으로 음식 배달을 시켜먹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다.

엄 의원은 “고객 주문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배달앱사가 과도한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중개수수료나 광고비 등의 인하 등을 통해 소상공인과 상생·공존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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