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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명 상해 입힌 ‘집단 식중독’ 안산 유치원 원장 구속됐다…“증거인멸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난 7월 14일 경기도 안산시청 앞에서 열린 '유치원 집단 식중독 진상규명ㆍ재발 방지 촉구 안산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14일 경기도 안산시청 앞에서 열린 '유치원 집단 식중독 진상규명ㆍ재발 방지 촉구 안산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안산 사립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태로 원생과 가족 등 97명이 상해를 입은 사건과 관련해 원장 등 유치원 관계자 3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7일 오후 유치원 원장 A씨, 조리사 B씨, 영양사 C씨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위계공무집행방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수원지법 안산지원 김대권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유치원에서는 지난 6월 12일 첫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이후 원생과 가족 등 100여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이들 중 15명은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고 투석 치료까지 받았다.

경찰은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통해 이 유치원 내부에서 식중독균인 장 출혈성 대장균이 발견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지만, 유치원에서 식중독균이 증식해 원생들을 감염시킨 것 외에는 다른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A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 학부모들이 지난 7월 1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해양동행정복지센터에서 전해철 의원과 안산시, 경기도교육청 등 관계기관 관계자들과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A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 학부모들이 지난 7월 1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해양동행정복지센터에서 전해철 의원과 안산시, 경기도교육청 등 관계기관 관계자들과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유치원에서 원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면서 식자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집단 식중독 사태를 유발한 혐의다. 이들은 지난 6월 16일 당국의 역학조사를 앞두고 보존식 미보관 사실을 숨기기 위해 보존식을 당일 새로 만들어 채워 넣어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6월 12일 이 유치원에서 점심으로 제공한 소고기를 이틀 전에 납품받은 뒤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이 소고기에 묻어있던 식중독균이 다른 식자재나 조리도구에 옮겨가 원생들의 감염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역학조사단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때 식자재를 주 2회 공급받았음에도 매일 공급받은 것처럼 적힌 허위 식자재 납품서류를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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