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따라잡기] 의약분업 1년 6개월-정부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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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행정의 핵심을 짚어주는 '정책 따져보기'를 선보입니다. 주요 정책의 현황과 문제점을 깊이있고 속시원하게 전달하겠습니다.

16일 오전 10시10분, 정부 과천청사의 보건복지부 기자실. 김원길(金元吉)보건복지부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항생제.주사제.스테로이드제의 사용량이 크게 줄어 의약분업의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있는 어투로 "6개월 전에는 이런 말을 못했는데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고도 했다.

기자들이 "너무 성급한 판단 아니냐"고 묻자 金장관은 "최근 너무 급격히 줄어 오히려 걱정"이라면서 "성과를 부풀리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들의 극심한 불편과 의사들의 집단폐업을 초래했던 의약분업이 시행(2000월 7월)된지 1년6개월. 복지부는 의약분업이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는 것이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동네의원의 진료비 청구건당 항생제 가짓수가 분업 전인 2000년 5월 0.9개에서 지난해 11월 0.69개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의료기관에서 원외처방전을 받은 환자 1백명 중 항생제 처방을 받은 사람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12% 감소했다.

또 지난해 11월 동네의원이 정부에 청구한 진료건수 중 주사제가 포함된 것이 42.7%로 2000년 5월의 60.8%에 비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원외처방전을 받은 환자 1백명 중 주사제를 처방받은 환자수 역시 지난해 3분기 6.3명으로 2분기(12명)에 비해 감소했다.

복지부는 항생제.주사제.스테로이드제 등은 의약품 오.남용을 판단하는 잣대로, 이것들의 사용량이 모두 줄어든 것은 의약분업의 뚜렷한 효과라고 결론지었다.

최원영 약무식품정책과장은 "지난해 하반기 항생제나 주사제 등을 많이 쓰는 동네의원을 가려내 진료비 삭감계획을 통보하는 적정성 평가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에 분업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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