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퇴직연금 수익률 떨어지면 운용 수수료도 싸진다

중앙일보

입력 2020.10.03 14:00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66)

퇴직연금제가 도입된 지 16년이 지났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해 탄생한 퇴직연금제도는 2012년 개정이 이루어진 이후 가입자를 위한 개선책이 다양하게 마련되었지만, 국회 통과는 번번이 좌절됐다. 사실 퇴직연금제만큼 중요한 민생법안도 없다. 가입자의 자산 증식을 도와야 하고 국가 노후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므로 말 그대로 민생에 직결되는 제도다. 지난 2014년부터 가입자를 위한 제도가 되도록 많은 노력이 있었다. 21대 국회에 제출된 제도 개선 관련 법안에는 의미 있는 내용이 많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알면 향후 제도 활용에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은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형 제도 도입이다. 아래 [그림1]에서 보듯이 퇴직연금 기금형제도는 근로복지공단이 기금 운용위원회를 만들어 노·사·정 및 전문가가 참여해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제도의 최대 장점은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의 퇴직연금제 도입을 지원할 수 있고, 적립금이 커지면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수수료를 줄이고 수익률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필요한 제도 중의 하나로 자산운용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옵션 제도의 구조는 아래의 [그림2]와 같다. 확정기여형(DC)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가입자가 적립금 운용방법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노사가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다. 옵션이라는 말이 붙은 것은 어떤 조건으로 행위가 이루어진다는 의미인데, 엄밀히 말하면 가입자가 아무 행위를 안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을 말한다. 이럴 경우 가입자는 투자선택의 어려움에서 탈피할 수 있으며 매우 전문적인 선택과정을 거치게 되므로 수익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입자에게 필요한 것으로 수수료의 합리화를 들 수 있다. 아래 [그림3]과 같이 기존의 적립금 규모에 따라 천편일률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던 것을 서비스 내용과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게 바뀌는 것이다. 즉, 퇴직연금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이나 적립금 운용성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수수료가 정해지도록 수수료 산정체계를 개편하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퇴직연금 가입자가 가장 불만스러운 것 중 하나가 수수료 문제였다. 수익률이 급락해도 수수료는 따박따박 떼어가 불만이 높았다. 그리고 퇴직연금 사업자 간 서비스의 차별화가 사라져 수수료 값을 못한다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수익률이나 상품유형(원리금보장, 실적배당), 역할(간사 혹은 비간사기관)에 따른 운용관리 수수료에도 차등을 두는 방향이면 가입자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법을 개정해 지금은 금융회사만 담당하는 퇴직연금 사업자도 문호를 넓힐 필요가 있다. 가입자에게 폭넓고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경쟁하게 할 때가 된 것이다. 어느 제도라도 시장의 환경변화에 따라 진화 발전해 나가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

CGGC(Consulting Group Good Company)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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