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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인근서 시신 집중수색, 해경 “우리 기준 NLL 남쪽서만 작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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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시신 수색작업은 27일에도 진척을 보지 못했다. 해경과 해군은 이날 선박 39척과 항공기 6대를 투입해 연평도 인근 해상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무궁화10호, 출항 11일만에 귀항 #정부, 선원들과 취재진 접촉 막아

이씨 시신이나 소지품 등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지역으로 떠내려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수색이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북한이 수색 중단 요구를 하는 바람에 한때 작업 차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북한은 이날 “남측이 이씨 수색 과정에서 영해를 무단 침범하고 있다”며 수색 중단 요구를 했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북한과 우리가 생각하는 NLL의 기준이 서로 다르다”며 “해경은 우리 기준에 따라 NLL 남쪽에서만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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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의 자진 월북 여부에 대한 수사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해경은 이씨가 실종 직전 탔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 등의 컴퓨터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증거분석) 작업에 나섰다. 또 고장 난 선내 폐쇄회로TV(CCTV)를 복원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영상 분석 등을 의뢰할 계획이다. 해경은 군 당국에 이씨 월북 정황 관련 자료를 넘겨달라고 요구했지만, 군은 28일까지 답을 주겠다고만 밝혔다. 이씨의 형 A씨(55)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시신 인도와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동생의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무궁화10호는 이날 낮 12시쯤 전남 목포시 어업지도선 전용부두에 귀항했다. 출항 후 11일, 이씨 실종 후 6일 만이다. 하지만 선원들과 취재진의 접촉은 금지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원들이 장기간 항해에 지쳐 있고 예상치 못한 일에 충격을 받아 정신적·신체적으로 피로한 상태”라고 말했다.

채혜선·정진호 기자, 목포=진창일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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