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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작업 하러간다" 北피격 공무원 마지막으로 남긴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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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47)씨의 친형이 24일 동생이 남겨두고 간 공무원증 등을 근거로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A씨의 공무원증. 사진 실종된 공무원 형 이모씨 제공. 연합뉴스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47)씨의 친형이 24일 동생이 남겨두고 간 공무원증 등을 근거로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A씨의 공무원증. 사진 실종된 공무원 형 이모씨 제공. 연합뉴스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실종 직전 “문서작업을 한다”고 말한 뒤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군과 경찰 등 관계기관은 여러 첩보와 실종 당시 정황을 토대로 A씨가 자진월북을 시도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발표했지만, ‘사전 징후’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입수한 ‘무궁화 10호 선원실종 진행사항 보고’에 따르면 A씨는 “21일 0시부터 당직근무 중 동료에게 문서 작업을 한다고 말하고 조타실을 이탈”한 것으로 보고됐다.

해경은 이어 “같은 날(21일) 11시 30분께 점심식사를 하지 않아 침실, 선박 전체, 인근 해상을 수색하였으나 발견하지 못해 12시 51분께 신고”했다고 보고했다.

정상적으로 당직 근무를 하던 중 갑자기 사라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어업지도원들이 당직 근무 중 졸음을 이겨내거나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은 종종 있는 일로 전해졌다.

A씨의 동료들도 월북과 관련한 이야기나 북한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말은 듣지 못했으며, 청소도 솔선해서 먼저하고 부지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휴대전화나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점도 의문을 키우고 있다.

유가족은 A씨가 공무원증을 남겨두고 갔다는 점에서 월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월북 의사가 있었다면 북한군이 신뢰할 수 있을 만한 공무원증을 챙겨갔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실종 직전 "문서작업을 한다"고 말한 뒤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 제공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실종 직전 "문서작업을 한다"고 말한 뒤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 제공

다만 선박 우현 선미 쪽에 A씨의 신발이 남아 있어 ‘단순 실족’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정작 어업지도선 내부 폐쇄회로(CC)TV 2대는 지난 18일부터 고장이 나서 실종 전 A씨의 마지막 동선은 현재로선 확인이 불가능하다.

현재 군은 여러 정황을 토대로 월북 시도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유가족은 월북 시도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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