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 반토막…30대 패닉바잉 '잠시 진정'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60% 가까이 급감한 가운데 6~7월 '패닉바잉'(공황구매)을 주도했던 30대 아파트 구매도 반 토막 났다.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다만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30대는 모든 연령층 가운데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2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880건으로 지난달(1만 6002건)과 비교할 때 57.0% 급감했다.

지난해 1월 1889건에서 5월 3432건, 8월 8586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12월 1만 4117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정부의 12·16대책과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다시 급감했다. 올해 4월 3699건, 5월 4328건에 머물렀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6월부터는 1만 1106건, 7월 1만 6002건으로 폭발적으로 올라 '패닉바잉'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6~7월 거래 급증의 원인은 30대를 비롯한 젊은 층이 '패닉바잉'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았다. "지금 아니면 평생 못 산다"는 생각에 '영끌대출'을 동원해 내 집 마련에 나섰단 뜻이다.

실제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을 보면 30대는 올해 들어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30대 매매 비중은 올해 1월 30.4%에서 2월 33.0%로 소폭 감소했다가 6월 32.4%, 7월 33.4%로 올랐다.

이어 지난달에는 36.9%로, 지난해 1월 연령대별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연령대별 통계 2위를 차지한 40대는 28.3%로, 1위인 30대와 매매 비중 격차가 8.6%포인트에 달한다. 전달 4.6%포인트보다도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강서구(46.5%), 성북구(45.0%) 등 서울 외곽 지역의 30대 구매 비중이 40%를 넘겨 두드러졌다.

동작구(44.1%)와 서대문구(43.3%), 동대문구(43.2%), 구로구(42.6%), 마포구(41.5%), 영등포구(40.1%)까지 포함하면 서울 내 총 8개 구에서 30대의 아파트 구매 비중이 40%를 넘겼다.

자금이 부족한 30대가 비교적 값이 저렴한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미 너무 올라버린 아파트값과 8·4 공급대책 등의 영향으로 30대의 매수세가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청약 가점이 낮은 30대의 내 집 마련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전셋값 급등이 이어질 경우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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